신종플루 감염 日281명 한국은 4명… 왜?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5월 23일 02시 59분



① 위험지역 여행자 일본보다 적어
② 접촉자 추적조사 완료율 90%대
③ AI때 이어 ‘김치의 힘’ 다시 거론


신종 인플루엔자A(H1N1) 감염자가 세계적으로 1만 명을 넘어섰다. 이웃나라 일본만 해도 21일 현재 감염자가 281명에 이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재 5단계인 전염병 경보 단계를 6단계로 격상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전 세계가 초비상이다. 그런데 한국은 22일 현재 베트남인 환승객 1명을 포함해 4명의 환자가 발생했을 뿐이다. 한국과 일본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데도 신종 인플루엔자 확산 속도에서는 천양지차다. 왜 그럴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미국 멕시코 같은 신종 인플루엔자 위험지역 여행자 수의 차이다. 일본이 한국보다 더 많다. 전병률 질병관리본부 전염병대응센터장은 “일본의 첫 감염환자는 캐나다로 수학여행을 다녀온 고등학생이었다”며 “단체여행을 다녀온 학생들이 잠복기에 일상생활을 계속하면서 바이러스를 전파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감염 환자와 접촉한 사람들에 대한 추적조사 완료율이 매우 높다는 점도 한국에서 신종 인플루엔자가 맥을 못 추는 이유 중의 하나다. 일본에서 첫 국내 감염이 확인된 고베(神戶) 시의 경우 추적 대상자가 1319명이었다. 그러나 이들이 입국할 때 기재했던 연락처가 정확하지 않아 보름이 넘도록 추적하지 못한 사람이 300명에 달했다. 전체의 20%가 넘는다. 반면 한국은 첫 확진 환자와 같은 비행기에 탑승했던 336명 중 출국자 124명, 외국인 등 연락처가 불분명한 14명을 제외한 198명의 추적조사를 마쳐 96%의 완료율을 보였다.
김치도 주목받고 있다. 김치가 인플루엔자에 강한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 연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김영진 한국식품연구원 박사팀은 발효가 잘된 김치가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의 활동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음을 동물실험으로 입증했다. 김 박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료만 먹은 쥐의 생존율이 73%로 낮은 반면 저농도 김치 추출물을 먹은 쥐는 86%, 고농도 김치추출물을 먹은 쥐는 100%의 생존율을 보였다.
김 박사는 “신종 인플루엔자가 AI의 한 변종이라고 본다면 김치가 신종 인플루엔자에도 같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김치가 항체를 빨리 만들어 방어체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감염돼도 감기 수준으로 앓고 지나가는 것과도 연관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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