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강사 신종플루 감염… 확진 환자 하루새 6명 늘어

  • 입력 2009년 5월 24일 02시 54분


최근 국내 입국한 미국인 여성 외국어 강사와 한국인 룸메이트가 신종 인플루엔자A(H1N1) 환자로 확인되자 이종구 질병관리본부장이 토요일인 23일 서울 중구 계동 보건복지가족부로 나와 상황을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국내 입국한 미국인 여성 외국어 강사와 한국인 룸메이트가 신종 인플루엔자A(H1N1) 환자로 확인되자 이종구 질병관리본부장이 토요일인 23일 서울 중구 계동 보건복지가족부로 나와 상황을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입국후 강사 65명과 한 오피스텔 머물러
‘확진’ 총10명으로… 2차감염 전국 확산 우려도

국내에서 신종 인플루엔자A(H1N1) 감염 환자 6명이 또 발생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입국한 미국인 A 씨(23·여)와 A 씨의 룸메이트인 한국인 B 씨(26·여)가 신종 인플루엔자 환자로 확진돼 국가지정병원에 격리 조치됐다고 23일 오전 밝혔다. 이날밤에도 4명이 추가로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국내 신종 인플루엔자 확진 환자는 총 10명으로 늘었다.

A 씨는 국내 한 학원과 외국어 강사 계약을 한 뒤 1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싱가포르항공 015편으로 입국해 서울의 한 오피스텔에서 거주해왔다. 그는 입국 직후부터 65명의 다른 외국어 강사와 함께 한국에 대한 기본 교육을 받았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때 이미 A 씨에게서는 기침과 같은 감염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A 씨는 21일 보건소에 이 사실을 신고했다. 한국인 B 씨 역시 이 학원 외국어 강사로 계약하고 A 씨와 같은 오피스텔의 같은 방에서 지냈다. 오피스텔은 학원이 마련한 것으로, 2명씩 짝을 이뤄 한 방을 사용했다. A, B 씨 외에도 6명이 감염 의심 증상을 보였으며, 그중 4명이 확진환자로 판정됐다.

문제는 강사 가운데 34명이 22일 서울, 경기, 부산, 경남, 경북 등지에 있는 이 학원의 전국 지사로 파견됐다는 것이다. 이들이 아직 강의를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신종 인플루엔자 2차 감염이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강사 66명이 한 오피스텔에 집단으로 머물렀기 때문에 오피스텔의 다른 거주자나 직원들도 감염의 우려가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23일 강사 전원을 격리 조치했다. 질병관리본부 이종구 본부장은 “지금까지는 항공기 탑승객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수준이었지만 이번이 가장 골치 아픈 상황이 됐다”며 “일단 가택 격리를 한 상태이지만 이들이 접촉한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도 광범위한 추적조사를 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인 남성(25) 한 명이 미국 시카고를 출발해 일본 나리타공항에서 환승하던 중 신종 인플루엔자 확진환자로 판명돼 21일 일본 병원에 격리됐다. 보건당국은 이 환자와 같은 비행기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승객 64명에 대해서도 추적조사를 벌이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현재까지 감염 의심 증상을 신고한 승객은 없지만 최대 잠복기인 30일까지 추적조사를 할 계획이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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