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집에서 3m 떨어진 곳까지 접근한 A 씨는 쇠파이프를 입으로 훅 불어 주사기를 발사했다. 주사바늘이 목에 꽂힌 개들은 몇 분 후 쓰러졌다. 이들은 개들을 화물차에 실은 뒤 보신탕집에 팔아 넘겼다.
A 씨 등은 그해 5월부터 2개월 동안 이 같은 수법으로 개 5마리와 닭 2마리를 훔쳤다. 이들은 복날을 앞두고 보신용 개 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마취액, 주사기 등 ‘장비’를 싣고 다니며 절도 행각을 벌였다. B 씨는 그해 경찰에 붙잡혀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됐으나 A 씨는 소재 파악이 안 돼 수배된 상태였다. A 씨는 23일 서울에서 경찰의 검문검색에 걸려 전남 화순경찰서에 신병이 넘겨진 뒤 구속됐다. A 씨는 경찰에서 “몇 년 전 TV에서 쇠파이프와 주사기를 이용해 개를 훔친 사건을 보고 이런 수법을 알게 됐다”며 “개를 마취시켜 음식점에 팔아넘긴 행위가 구속까지 되는 범죄인 줄 몰랐다”며 후회했다.
화순=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