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울산 남구 울산문화예술회관 앞 번영로. 시원하게 뚫린 8차로 옆의 골조공사와 외벽 도색작업이 끝난 동문아뮤티(33층)와 극동스타클래스(30층) 공사장으로 마무리 작업을 위한 차량이 쉴 새 없이 드나들고 있었다. 남구 방향 번영교 진입로 쪽에는 성원상떼빌(32층)이 조경작업까지 끝내고 입주 날짜를 기다리고 있다.
또 중구 옥교동 번영교 입구에는 울산에서 가장 높은 54층짜리 이안태화강엑소디움(올해 12월 완공 예정)이 골조공사가 끝난 상태에서 우뚝 서 있다. 헬기장까지 포함하면 높이가 201m에 이른다. 지금까지 준공검사가 난 건물 중 울산에서 가장 높은 롯데호텔(25층) 110.06m보다 두 배가량 높다. 이안태화강엑소디움 바로 옆인 중구 성남동 옛 코리아나호텔 자리에는 41층 높이의 롯데캐슬스카이가 올 2월 완공됐다.
이들 아파트 외에도 태화강변과 번영로 주변에는 마제스타워(35층·중구 우정동), 두산위브더제니스(48층·남구 신정동), 풍림엑슬루타워(43층·〃) 등 15곳의 주상복합아파트가 준공됐거나 건립 중이다. 이들 아파트는 내년 10월까지 모두 완공될 예정이어서 울산 도심은 ‘고층 아파트 숲’으로 바뀌게 된다.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신정동 주민 이모 씨(65)는 “고층 아파트가 건립되기 전에는 집에서 태화강과 함께 중구 성안동 함월산도 올려다 보였지만 지금은 아파트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며 “시민 모두의 휴식처인 태화강변에 고층 아파트를 우후죽순처럼 허가해 조망권을 해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고층 주상복합아파트는 대부분 부동산 경기가 호황일 때인 2006년 이전에 허가를 받아 건립돼 3.3m²당 분양가는 1000만∼1400만 원으로 비싼 편이라 분양률은 저조했다. 이 때문에 완공된 아파트도 입주율이 극히 저조하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김석기 울산시지부장은 “대기업 밀집지역인 울산은 타 지역에 비해 경기가 좋아 주상복합아파트 건립 허가가 남발됐다”며 “이들 아파트가 완공돼도 입주민이 거의 없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우려가 높기 때문에 취득세와 등록세 인하 등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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