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어학원 원어민 강사로 채용된 남아프리카공화국 국적의 남성(30) 1명이 신종 인플루엔자A(H1N1)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어학원 소속 강사로 신종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환자는 모두 20명으로 늘어났다.
20명 중 6명은 기초교육을 받은 뒤 서울 마포 도봉 성북구, 경기 고양 부천시, 대구 수성구의 학원 지점에 배치돼 1박 2일 동안 머물렀다고 보건당국은 밝혔다. 학생들을 상대로 강의를 하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다중이용시설에서 지역주민들과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고, 대구에 배치된 강사는 서울역에서 KTX를 이용한 것으로 확인돼 2차감염이 우려된다.
보건당국은 또 미국 텍사스 주에서 머물다 20일 입국한 한국인 유학생(22·여)이 신종 인플루엔자 환자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보건당국은 27일 새벽 미국 샌프란시스코발 UA893편과 뉴욕발 KE082편으로 각각 입국한 한국인 여성(38)과 남성(19)도 추정환자로 분류해 정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박승철 국가신종인플루엔자대책위원장(삼성서울병원 교수·사진)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신종 인플루엔자 감염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에 대해 “앞으로 감염자는 얼마든지 더 늘어날 수 있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감염자가 얼마나 늘어날 것으로 보이나.
“수백 명을 넘을 수도 있다. 그러나 아주 심각해할 필요는 없다. 현재 확진환자 가운데 증상이 심한 사람은 없다. 또 세계적으로 치사율은 1%에도 못 미친다.”
―공항 검역활동만으로 부족한 것 아닌가.
“지금까지는 공항 검역을 통해 환자를 발견하는 ‘예방적 방역’을 주로 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전국에 있는 환자를 적극 찾아내 중증으로 악화되거나 전염이 확산되는 것을 막는 ‘대응적 방역’으로 바꿔야 한다.”
―대응적 방역이 왜 필요한가.
“잠복기 때는 공항 검역을 쉽게 통과한다. 그것은 방역의 허점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문제는 그들이 일상생활에서 여러 사람에게 병을 전파한다는 것이다. 빨리 환자를 찾아내 치료하는 것이 최선이다.”
―최악의 상황을 예상한다면….
“면역력이 약한 노인이나 암·만성중증질환 환자 중에서 사망자가 생길 수 있다. 그 외에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김현지 기자 n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