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자연채광 설계…대합실까지 ‘햇빛’

  • 입력 2009년 5월 28일 06시 28분


■ 인천지하철 1호선 연장선 6월 개통

30m 무빙워크-공연무대 등 편의-문화시설 가득

전동차엔 폐쇄회로 달아 실시간 안전점검 가능

인천 세계도시축전에 맞춰 3개월 앞당겨 개통하는 인천지하철1호선 송도국제도시 연장선. 6월 1일 개통을 앞두고 26일 송도 연장선 지하철을 타봤다. 6개 역사, 길이 6.5km의 짧은 구간이지만 ‘인천 최초’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정거장과 전동차 등 각종 시설물이 기존 지하철과 확연히 달랐다.

각 정거장 이름은 송도국제도시의 특성을 살려 지었다. 연세대와 10여 개 외국 대학 캠퍼스가 들어서는 지역과 가까운 송도국제도시 입구의 1정거장은 캠퍼스타운역. 이어 테크노파크역(2정거장)∼지식정보단지역(3정거장)∼인천대입구역(4정거장)∼센트럴파크역(5정거장)∼국제업무지구역(6정거장)으로 연결된다. 국제업무지구역에서 인천앞바다 쪽 7정거장까지의 1.2km 구간은 12월에 착공해 2014년경 개통될 예정. 인천의 랜드마크인 151층짜리 인천타워의 완공 시기에 맞춰 개통하게 된다.

각 정거장은 인천 앞바다의 파도가 연상되도록 곡선 형태로 지붕으로 꾸며졌다. 유리와 대리석이 적절히 혼합돼 있어 지하철 입구에서부터 쾌적한 기분이 들었다. 인천대, 송도컨벤시아와 가까운 인천대입구역(4정거장)은 입체적인 시설이 많은 편이다. 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을 갈아탈 수 있는 교통환승센터와 연결되는 길이 30m의 수평 에스컬레이터(일명 ‘무빙 워크’)가 지하에 설치돼 있다. 대합실 중앙의 원형 천장 밑에는 작은 무대를 갖춰 문화예술공연이 수시로 펼쳐질 수 있도록 했다.

4정거장을 제외한 다른 정거장은 모두 녹지대 아래에 들어서 있어 대합실까지 햇빛이 들어온다. 돔, 사각, 타원 등 여러 가지 형태의 지붕 유리창이 설치돼 있고 자연바람이 통하도록 통풍시설도 잘 갖췄다.

2, 4, 6정거장의 대합실 벽면에는 화려한 색감의 예술장식벽이 있다. 국전 대상을 수상한 곽호진 씨 등이 만든 가로 30m, 세로 3.5m 크기의 작품들이다.

각 정거장의 여성 화장실엔 몰래카메라 촬영을 방지하기 위해 칸막이벽을 더 높였고 화장실마다 역무실로 연결되는 비상호출기를 설치해 놓았다. 장애인 화장실의 세면대에는 휠체어 앉은키에 맞출 수 있도록 수동 조절장치를 달아 놓았다.

모든 역사는 노약자 편의를 위해 지상 1층에서부터 승강장까지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했다. 또 계단에는 경사로를 만들어 자전거를 쉽게 오르내리도록 했다. 전동차에는 기존 차량에 없던 폐쇄회로(CC)TV를 달아 실시간 점검이 가능하도록 해놓았다. 비상시 전동차 탈출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단추를 누르면 창문을 자동 파괴할 수 있는 장치도 있다. 또 전동차 천장에는 화재 진압용 물안개 분무기도 설치돼 있다.

인천시 도시철도건설본부 이중호 본부장은 “단위공사비를 크게 줄이면서도 에너지 절감형 설비, 자연친화적인 설계기법을 도입했기 때문에 송도 연장선은 앞으로 지하철 공사의 표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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