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의사선생님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려요.”
심장 기형으로 태어나 젖을 물기도 전에 호흡기를 달고 살아온 몽골 어린이들이 새 생명을 얻었다. 심장병을 앓고 있으나 가정형편이 어려워 수술을 받지 못한 채 힘겨운 삶을 살아가던 어린이들이 인천에서 치료를 받고 건강을 되찾은 것.
올해 개원 51주년을 맞은 가천의과대 길병원은 최근 아르가빌렉 군(8) 등 몽골 어린이 24명을 인천으로 초청해 무료 심장병 수술을 해줬다. 이번 수술은 몽골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국제로타리클럽과 한국심장재단 등이 어린이들의 딱한 사정을 듣고 후원함으로써 이뤄졌다.
어린이들이 앓고 있던 병은 대부분 심실중격 결손증. 심장의 좌우심실 사이에 구멍이 생겨 몸에 혈액이 정상적으로 공급되지 않는 병이다. 그대로 두면 심장 기능이 떨어져 사망할 수도 있지만 낙후된 몽골의 의료 수준으로는 완치가 힘들었다.
3월 20일 입국한 오트곤 자야 양(5) 등 3명이 수술대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10일 수술한 아르가빌렉 군에 이르기까지 23명이 성공적인 수술을 받고 모두 건강을 회복했다. 이들은 길병원이 선물한 학용품을 한 아름씩 안은 채 27일 몽골행 비행기에 올랐다. 25일에 입국한 강바야르 군(2) 등 갓난아기 7명은 현재 입원해 수술을 기다리고 있다. 아르가빌렉 군의 어머니(32)는 “한국 의료진이 수술을 해준 덕분에 아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다. 한편 길병원은 지난해에도 심장병에 걸린 몽골 어린이 23명을 초청해 무료로 수술하는 등 지금까지 98명에게 새 생명을 찾아줬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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