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이 고향인 라 씨는 주말이면 어김없이 담양읍 죽녹원을 찾았다. 그는 곧고 푸른 대숲에 부는 바람을 앵글에 담고 싶었다. 대나무를 소재로 한 사진들은 곧게 뻗은 대줄기나 짙은 초록의 댓잎, 대숲에 쏟아져 내리는 햇살이 많지만 라 씨의 작품은 한 폭의 수채화 같다. 최대한 카메라 셔터 속도를 늦춰 찍다 보니 여백이 많고 몽환적인 느낌이 든다.
1986년 공직을 시작한 그는 제4회 대한민국 자연환경사진대전 특선을 비롯해 전국 공모전에서 60여 차례나 수상하고 ‘무등산 들꽃 사진전’ 등 사진집도 2권이나 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