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뉴욕에서 유아와 함께 입국한 이 여성은 현재 임신 3개월 상태로 국내에서 발생한 첫 임신부 확진환자다. 지금까지 보건당국은 추정환자에 대해 타미플루 등 항바이러스제를 우선 투약했지만 이 여성에게는 즉시 약물을 복용하도록 하지 못했다. 이 여성이 지난달 31일 저녁까지 증상이 거의 없는데다 태아가 걱정된다며 약물 복용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 여성은 약을 먹는 것이 더 안전하다는 담당의사의 판단에 따라 31일 밤 타미플루를 복용했고 확진된 1일 현재 열이나 기침 등의 증상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미플루의 사용 설명서에는 '임신 중에 이 약을 사용할 경우에는 치료의 유익성이 위험성보다 커야 한다'고 명시돼있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타미플루 등 항바이러스제의 임신부 위험등급을 5단계 중 중간 단계인 C등급으로 보고 있다. 임신부에 대한 독성이 거의 없다는 의미다. 또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는 "임신부는 증상이 더 빨리 악화될 수 있고 태아에 대한 위험도 있기 때문에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지침을 내렸다. 임신부라도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약물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오명돈 교수는 "신종플루나 그 치료제가 임신부에게 위험한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특별한 백신이 없는 만큼 감염 이틀 내에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전병율 질병관리본부 전염병대응센터장은 "과거 스페인독감 등 인플루엔자 대유행 때는 임신부가 인플루엔자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조산이나 자연유산의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가급적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는 것이 미국 CDC와 우리나라의 지침이다"고 말했다. 전 센터장은 "임신부나 면역 억제제를 복용하는 암 환자 등 고(高)위험군 환자는 감염 우려가 높은 만큼 특히 위생에 신경 써 달라"고 덧붙였다.
남윤서기자 bar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