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3일-하루 7시간 몰입교육… 주중 학원수업 병행 인기
국내 영어캠프는 실속파 엄마들에게 인기다. 해외영어캠프의 최대 10분의 1밖에 안 되는 저렴한 비용과 수학·사회·과학 등 통합교과를 영어로 가르치는 ‘몰입영어교육’ 때문이다.
국내 영어캠프에는 크게 통학형과 기숙형이 있다. 통학형은 셔틀버스를 타고 집에서 통학하는 캠프이고, 기숙형은 그곳에서 먹고 자는 캠프이다. 요즘 대세는 통학형이다. 언론사, 학교, 교육청, 대학, 지방자치단체, 영어마을, 학원 등이 앞 다퉈 통학형 국내 영어캠프를 내놓고 있다.
엄마들이 통학형을 선호하는 데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아직 어려서 기숙형에 보내기에는 안심이 안 된다는 것과, 캠프 이외에 다른 학원 수강을 병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나는공부를 제작하는 동아이지에듀가 국내 영어캠프에 다녀온 엄마들을 만났다.
○ 집에서 통학하니 미취학 아동, 초등 저학년에게 인기
황미영 씨는 지난해 여름 딸 오다빈 양(서울 숭의초1)을 통학형 국내 영어캠프에 보냈다. ‘아직 어려서 해외에 내보낼 엄두가 안 나서’였다. 월수금반에 다녔던 오 양은 오후 두 2시면 집에 돌아왔다. 셔틀버스가 집 바로 앞까지 데려다 주므로 안전했다.
캠프에선 매일 숙제를 내주곤 했다. ‘영어책 세 번 읽기’, ‘단어 ○개 외우고 검사받기’처럼 엄마가 함께 해줄 수 있는 과제였다. 황 씨는 “아주 좋았다”고 평했다.
일주일에 세 번, 하루 한 시간씩 학원에서 영어를 배우는 게 고작이었던 오 양은 의외로 캠프에서 하루 7시간씩 하는 수업을 잘 따라갔다. 학원이랑 비슷하지만 학원보다 좀 더 긴 시간 동안 영어를 집중적으로 배우고 원어민 강사와 함께 점심을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신기하게 생긴 외국인과 대화하는 게 즐거워진 오 양은 캠프 이후로 아파트단지 안에 돌아다니는 외국인을 보면 먼저 다가가서는 대뜸 대화를 시도한다. “안녕”, “넌 한국에 왜 왔니?”, “나는 한국 사람이야”라는 간단한 문장이지만 거부감 없이 외국인과 이야기하는 모습에 황 씨도 마음이 흐뭇해한다. 황 씨는 영어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이어가기 위해 딸이 조르는 대로 캠프 후에 곧바로 영어유치원에 등록했다.
겨울방학에는 기숙형 국내 영어캠프에도 보냈다. 난생 처음 엄마와 떨어져본 오 양은 생각보다 씩씩했다. 캠프 마지막 날 차에서 내릴 때 “어땠어?”라고 물어보니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Very nice!”라고 답했다. 황 씨는 “외국 생활을 오래 한 친구들 틈새에서도 기죽지 않고 학교수업을 잘 따라가는 걸 보면 캠프에 보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오 양처럼 나이가 어린 미취학 아동, 초등학교 1, 2학년 학생은 통학형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엄마와 떨어질 준비가 되어있지 않아서다. 소극적이고 겁이 많은 학생에게도 통학형이 잘 맞다.
○ 학원 병행할 초등 고학년, 중학생도 부담 없어
통학형 국내 영어캠프는 학원처럼 월수금반, 화목토반으로 나뉘어 있다. 초등 고학년이나 중학생 자녀를 둔 엄마들이 통학형을 좋아하는 것도 ‘월수금요일에는 캠프에 가고, 화목토요일에는 학원에 가는’ 식으로 시간관리를 할 수 있어서다.
지난 겨울방학에 아들 윤재호 군(서울 매원초 2)을 통학형 국내영어캠프에 보냈던 송승희 씨는 학기 중에 다니던 학원을 방학에 쉬기가 어려워서 통학형을 택했다. 윤 군은 캠프에서 돌아오면 학기 중에 하던 대로 저녁시간에 영어학원에 갔고, 캠프에 가지 않는 화·목요일에는 태권도, 피아노, 바이올린 학원에 다녔다.
통학형 국내 영어캠프는 자녀의 영어실력을 단기간에 높이고 싶은 학부모들에게 특히 인기가 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영어만 쓰는 몰입영어학교 같은 성격이 강해서다. 엄마들 사이에는 “학교, 학원 시험점수가 얼마나 오르는가만 놓고 보면 해외 영어캠프보다 국내영어캠프가 효과적이다”라는 평이 돌고 있다.
레벨테스트를 거치는 만큼 캠프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영어실력은 천차만별. 영어의 기초를 잡고 싶어 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국제중·특목고 입시를 위해 심화학습을 하려는 학생도 있다.
윤 군은 캠프 덕분에 친구들과의 실력 차를 줄일 수 있었다. 윤 군이 다니는 초등학교는 원어민 교사가 한 반에 1명씩 있고, 하루에 절반은 영어로 수업을 한다. 영어유치원에 다녔던 친구들은 몰입영어수업을 곧잘 따라갔지만, 윤 군에게는 버겁기만 했다. 윤 군이 캠프에서 되찾은 건 영어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이었다. 영어로 놀이, 율동, 야외수업 등 체험활동을 통해 기초를 다지면서 영어를 좋아하게 된 것이다. 그 덕분에 영어에 제법 자신감도 붙었다.
변가영 양(서울 삼육초 5)은 지난 겨울방학에 레벨테스트를 거쳐 통학형 국내영어캠프의 국제중·특목고 입시반에 다녔다. iBT 토플과 영어토론 등을 배우는 심화과정이었다. 캠프에 다녀온 후 봄방학에 치른 영어학원 레벨테스트 결과는 놀라웠다. 예전보다 훨씬 높은 등급을 받았던 것. 특히 듣기, 말하기 점수가 높았다. 어머니 한혜원 씨는 “초등 고학년이라 입시 위주로 영어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국내 영어캠프는 그런 면에서 실속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세미 기자 luckyse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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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영어캠프 고를때 이렇게▼
1. 규모가 큰 캠프를 골라라
학생수가 많은 캠프를 골라야 레벨이 최소한 3, 4단계로 나뉠 수 있다. 규모가 작은 캠프는 초등학교 1∼6학년이 같은 수업을 듣기도 한다.
2. 커리큘럼의 특성을 살펴라
국내영어캠프는 크게 활동을 위주로 하는 캠프, 영어학습을 위주로 하는 캠프, 국제중·특목고 입시를 위주로 하는 캠프의 세 가지 종류가 있다. 캠프 주관기관에 따라 학교, 교육청, 지방자치단체, 영어마을 등은 활동, 언론사, 대학 등은 영어학습, 학원은 국제중·특목고 입시에 중점을 둔 경우가 많다.
3. 원어민 강사가 현직 교사인지 알아보라
원어민 강사는 방학을 맞아 한국에 오는 미국, 캐나다, 호주 등지의 현직 교사가 가장 좋다. 몰입영어교육을 할 때 수학, 사회, 과학 등 자신이 맡은 과목을 현지 아이들에게 가르치듯 가르칠 수 있고, 학생들을 잘 이해하기 때문이다.
4. 셔틀버스가 집 근처까지 오는지 확인하라
통학형 캠프는 현장에서 30분 거리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게 보통이다. 셔틀버스를 어디서 타야 하는지, 셔틀버스 안에 도우미 교사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국내영어캠프 레벨테스트 문제 예시▼
Part A. 학생이 아래의 문장을 읽으면 원어민 강사가 점수를 매기는 문제
1. Traffic is a huge problem in Southern
California.
2. The endless city has no coherent mass
transit system.
3. Car-sharing could be the solution to rush-
hour traffic.
Part B. 원어민 강사가 먼저 문장을 읽으면 학생이 따라 읽는 문제
1. Leave the town on the next train.
2. Marco Polo's voyage was very long.
3. You can search for anything on the internet.
Part C. 원어민 강사가 질문을 던지고 학생이 답하는 문제
1. Would you get water from a bottle or a
newspaper?(정답: A bottle.)
Part D. 주어진 단어들을 재구성해서 문장을 만드는 문제
1. was reading my mother her favorite
magazine
(정답: My mother was reading her favorite magazine.)
Part E. 원어민 강사가 열린 질문을 던지면 학생이 답하는 문제
1. How do you make instant noodles?
자료제공 캠프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