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먼저 작은 목표 세우고, 차근차근 계획-실천”

  • 입력 2009년 6월 2일 02시 59분


“먼저 작은 목표 세우고, 차근차근 계획-실천하는거야”

탈꼴찌 길은 있다… 일단 시작한 교재는 반드시 끝내라

《꼴등. 이젠 ‘나아질 일’밖엔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의미하기도 한다. 한 일반계고 교사는 “내가 대학 입학사정관이라면 반에서 쭉 5등을 해온 학생보다 반에서 35등 하다가 5등까지 끌어올린 학생을 뽑겠다”면서 “지금 꼴등인 것에 좌절하지 말고 목표를 가지고 반전을 꿈꾸라”고 말했다. 꼴등, 어떻게 탈출할까.》

전략 1

목표-계획-실천-자신감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만들어라

특목고와 일반고를 아우르는 꼴등의 가장 큰 특징은 목표와 자신감이 없다는 점이다. 목표가 없으니 공부에 대한 욕심이 없고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 계획도 없다.

윤선수 하이스트 화정학원 원장은 “꼴등과 상위권의 차이는 시험 후 극단적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중간고사 후 상위권 학생이 학원에 오지 않았다. 이유는? 시험을 못 봤다며 이불 뒤집어쓰고 울고 있기 때문이다. “몇 개 틀렸냐”고 물으면 ‘한 개 아니면 두 개’라는 답이 돌아온다. 반면 꼴찌는 70점을 받아도 ‘싱글벙글’이다. 목표가 없으니 반성도 없고 부끄러움도 없고 발전도 없다.

‘기말고사 20등 안에 들기’ ‘국, 영, 수 5점씩 올리기’처럼 작은 목표부터 세워보자. 목표를 위해 실천해야 할 사항을 구체적으로 적어보자. 계획을 세워본 적 없는 학생들은 ‘하루 국어 2시간, 수학 2시간, 영어 2시간’처럼 실현 불가능한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부모나 교사의 도움이 필요하다.

꼴등이 계속 꼴등인 이유는 과거 ‘공부해본 경험’이 없어서이기도 하다.

양창환 서울 영동일고 진로진학부장교사는 “공부하라고 독서실 보내거나 자율학습을 시키면 세 시간을 앉아 있어도 한 페이지를 못 넘기는 학생이 적지 않다”면서 “한 번 성공을 경험할 때까지 부모가 옆에 앉아 지켜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특목고 학생은 ‘자신감 결여’가 최하위권으로 추락하는 시발점이다.

조보관 한국외국어대부속외고(용인외고) 1학년 영어과 담임교사는 “늘 우수하다고 주목받던 학생이 하위권이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자신감을 잃는 경우가 많다”면서 “학교에서의 암울한 위치보다 전국적으로 볼 때 상위권이라는 사실을 확인시키고 자신감을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전략 2

금방 오를 거란 착각을 버려라

꼴등 탈출을 위해선 학습에 일관성과 지속성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최하위권이 되면 학생도, 부모도 마음이 조급해지기 마련. 부모는 교재를 바꾸기도 하고, 학원이나 과외를 옮기며 대안 찾기에 급급한다.

양 부장교사는 “하위권일수록 중도 포기하는 학생이 많다”면서 “이것저것 정보에 귀가 얇아져 공부에 일관성을 갖지 못하면 흐름을 잡을 수 없고 뭔가를 끝냈을 때의 쾌감과 만족감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일단 하기로 마음먹은 교재는 무슨 일이 있어도 끝내라. 단기간에 결과를 기대하지 말고 한 과정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스케줄을 변경하지 말라.

윤 원장은 “꼴등은 본인 노력, 부모님의 지원이 몇 배 더 필요하다”면서 “공부하기로 결심한 첫 학기에는 학교 수업만 따라가겠다는 생각의 여유를 가지고 장기적으로 모의고사와 학력평가를 준비하라”고 조언했다.

조 교사는 “상대적으로 우수한 특목고 학생이라도 성적이 단기간에 오를 것이란 기대를 버리라”고 말했다. 중학교 때처럼 한두 달 바짝 공부해 성적을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는 욕심이다. 적어도 6개월∼1년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 수업이다. 심화학습, 선행학습을 하는 친구들을 보며 박탈감을 느낄 수 있지만, 수업이 기본이다. 방과 후 수준별 수업 등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우면서 학교 성적부터 회복하자.

일부 특목고의 하위권 학생들은 중학교 때까지 부모가 짜준 학원 스케줄대로 공부하며 ‘자기 주도적’으로 공부하는 습관이 잡히지 않은 탓에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성적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어릴 때부터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전략 3

잘하는 것 찾아 방향설정 다시 하라

꼴찌도 잘하는 것이 있다. 국어, 영어, 수학 성적은 최하위권이라도 춤을 기가 막히게 잘 춘다거나 요리, 스포츠에 뛰어난 재능이 있는 학생들이 있다. 재능에 맞는 방향을 설정하면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달성할 수 있는 목표도 생긴다.

양 부장교사는 “모든 학생이 공부에 매달릴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검도를 잘한다면 재능을 살려 경호학과에 진학할 수 있다. 학과에 따라 과목별 가중치를 두고 평가하기 때문에 몇 과목을 골라 공부할 수 있다. 모든 과목을 잘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관심과 소질이 있는 분야를 발굴하고, 갈 수 있는 대학을 찾아 전략적으로 준비하자. 무작정 ‘대입’만을 목표로 점수 올리기에 매달리는 것보다 효율적이다.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

▼과목별 꼴등 탈출 전략 (일반계고 1학년 기준)▼

◇국어

교과서 한 권을 100번 읽어도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지문이 눈에 익어도 보기 속 다른 작품을 독해하지 못해 틀릴 때가 많다. 내신을 준비할 때는 시험범위의 학교기출문제를 가능한 한 많이 풀어서 관련 작품을 알아두자. 예를 들어 ‘진달래 꽃’을 공부할 때 어떤 작품이 보기로 나오는지 확인하고 그 시를 각각 찾아 따로 읽는 것이 좋다.

수능 언어영역은 인문, 사회, 예술, 과학 중 어느 분야에서 출제될지 모르는 비문학 20문항이 관건이다. 평소 독서습관만이 대비법이다. 따로 책 읽을 시간이 없다면 자기 전 20분씩만 투자하자. 일주일이면 얇은 책 한 권을 읽을 수 있다. 부모가 신문 사설을 연습장에 오려 붙여주고 하루에 하나씩 읽으면서 단락 구분과 주제에 밑줄을 긋는 연습을 시키는 것도 효과적이다.

◇영어

어휘가 관건이다. 만약 모의고사 제시문을 전혀 해석하지 못한다면 ‘중 2 수준’의 교재를 다시 펼치자. 수능 외국어 영역의 30문항이 독해 문제다. 문법을 몰라도 어휘를 많이 알면 내용을 추측할 수 있다. 단어 책 한 권을 정해 ‘일주일에 100개씩’외우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천천히 늘려나가자. 어휘에 자신감이 붙었다면 문제를 맞히기 위한 문법이 아닌 ‘독해를 위한’ 기본 문법을 익히자. 현재 20점인 학생이라면 기본 문법을 바탕으로 단어만 암기해도 50점 이상 올릴 수 있다.

◇수학

무작정 문제만 많이 풀어서는 안 된다. 내용, 개념을 확실히 이해한 후 교과서의 쉬운 문제부터 풀어본다. 중간 난이도 문제, 대표 유형 문제 풀이까지 과정을 절대 생략해선 안 된다. 특히 수능은 원리를 묻는 문제가 많다. 교과서로 개념을 잡고 ‘수학의 정석’ ‘수학의 바이블’ ‘개념원리’처럼 대표 유형을 접할 수 있는 문제집을 풀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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