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 살 진우(가명)는 2007년 부모와 함께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 왔다. 하지만 지난해 부모의 이혼으로 혼자가 된 뒤 진우는 마음고생이 많았다. 일반 학교를 다녔지만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한민족학교에 들어온 뒤 탈북 청소년들과 함께 지내면서 눈에 띄게 밝아졌다.
이 학교에서는 부모가 없거나 형편이 어려운 탈북청소년 5명이 기숙생활을 하고 10명은 방과후 교실에서 공부한다. 탈북 기간에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일반 학교의 교과과정을 따라가기 어려운 아이들은 방과후 교실을 찾아 보충수업을 받는다. 교사는 새터민 3명을 포함해 모두 6명이다.
최 교장 등 새터민은 수학과 영어를 가르치지만 국어나 사회 과목은 지역아동센터에서 파견을 나온 직원들이 아이들을 가르친다. 최 교장은 “5월 치러진 검정고시에 4명이 좋은 성적을 받고 합격하는 등 교육성과가 높다”며 “아이들이 성장함에 따라 초등학교 과정에서 중학교 과정으로 교육 과목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 교장의 고민은 재정적인 어려움이다. 하지만 지난달 30일에는 특별한 손님이 찾아와 아이들에게 기쁜 선물을 주고 돌아갔다. 한국공항공사 서울지역본부 기술단 소속 직원 26명이 찾아와 자신의 전문기술을 이용해 형광등 기구 등을 교체하고 바닥에 난방시설을 설치하는 등 리모델링을 해주고 컴퓨터도 고쳐 주었다. 이들은 또 아이들에게 160여 권의 책과 미술용품 및 학용품 등을 지원했다. 한국공항공사 강석준 과장(47)은 “다른 아동시설들은 여러 도움의 손길을 받고 있지만 새터민 청소년들에 대한 지원은 상대적으로 적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