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농촌 교통사고 줄이기’ 의성 가면 답 있다

  • 입력 2009년 6월 3일 06시 46분


요즘 같은 농번기에 농촌 주민들은 경운기나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다 교통사고가 나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한다. 경북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경북 지역에서 800여 건의 농기계 사고가 발생해 27명이 숨졌다. 사고원인은 교통사고가 40%가량으로 가장 많았으며, 숨지거나 다친 주민의 90%가 60대 전후였다.

경북 의성경찰서가 농촌의 교통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는 참신한 노력을 기울여 효과를 거두고 있다. 주민에 대한 맞춤형 홍보를 강화한 데다 운전자들의 경각심을 높이는 교통표지판을 적극 활용했다. 의성군에서는 2005∼2007년 교통사고로 연평균 26명이 숨졌지만 지난해에는 사망자가 16명으로 감소했다. 일반교통사고도 211건으로 이전의 평균(259건)에 비해 눈에 띄게 줄었다. 이 때문에 의성경찰서는 도로교통안전공단과 경찰청이 마련한 ‘2009년 교통사고 줄이기 범국민대회’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경북지방경찰청은 4일 김천문화예술회관에서 관련 시상식을 연다. 대통령 표창을 받는 의성경찰서 이시욱 경장(38)은 “의성군의 도로 520km 가운데 80%가 지방도나 군도이고, 주민 6만여 명 가운데 25%가 60세 이상의 농민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맞춤형 교통사고 예방법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의성경찰서 교통관리계 직원 10여 명은 2007년부터 교통사고 실태를 면밀히 분석했다. ‘기존의 소형 교통표지판으로는 운전자들의 시선을 끌지 못한다’, ‘교통사고를 조심하라는 통상적인 홍보만으로는 고령의 주민들에게 효과가 없다’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의성군에서 예산을 지원받아 우선 사고가 자주 발생하거나 위험한 곳에는 발광형 첨단 교통표지판 23개를 설치했다. 이 표지판은 밤에 선명한 빛을 내기 때문에 멀리서도 운전자들에게 경각심을 주는 효과가 높다는 것이다. 이 표지판을 만든 대구 달서구 장기동 ㈜에이엘테크 이원희 대표(46)는 “표지판은 광섬유로 빛을 내기 때문에 밤에 보더라도 운전자의 눈부심이 없는 데다 태양광을 이용하므로 전기료와 감전 위험도 없다”고 말했다.

의성경찰서는 올해도 교통사고 줄이기 전국 1위를 하겠다는 의욕으로 다양한 활동을 펴고 있다. 송병일 서장은 “교통사망사고를 한 건이라도 더 줄이는 것은 강력범죄를 막거나 해결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이장 등 1200명에게 교통 정보를 수시로 휴대전화 메시지를 통해 제공하는 한편 오토바이 안전모 제공, 경운기 후면 반사판 배부 등의 지원으로 농번기에 교통사고가 크게 줄어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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