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산책]최으뜸/스펙만 쌓다가 진정한 꿈은 잊어버려

  • 입력 2009년 6월 4일 02시 59분


인간에게 가장 우스운 점을 꼽으라고 하면 모순이라는 단어일 듯싶다. 어렸을 때는 어른이 되기를 그렇게 갈망하면서 막상 나이가 들면 유년 시절을 다시 그리워한다. 우리의 고등학교 시절도 마찬가지였다. 대학생이 되면 마냥 자유롭고 행복할 것을 상상하며 대학이라는 목표를 향해 질주하고, 부푼 기대를 안고 입학한다. 입학만 하면 행복하리라는 막연한 기대에 미소 지으면서. 지금 이 순간 내 자신을 비롯하여 많은 대학생에게 묻고 싶다. 여러분, 행복하세요?

새내기 시절부터 다양한 활동을 해 스펙 만들기에 한창인 요즘 대학가는 소리 없는 전쟁 중이다. 학점관리는 기본이요, 외국어 준비에 해외 봉사활동, 교환학생, 인턴, 공모전 준비, 기업에서 실시하는 대학생 참여 프로그램까지 다양한 기회가 오히려 우리를 더 힘들게 만든다. 경쟁을 권장하는 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정확한 진로는 생각지 않은 채 남들 하는 일을 따라 무턱대고 달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는 동안 가슴에 간직했던 꿈은 턱없이 높고 어렵게만 보이는 현실의 벽에 부닥쳐 서서히 잊혀진다.

정작 내 목표는 등한시한 채 타인이 만든 기준치에 도달하기 위해 바쁘게만 쫓다가 제 풀에 지쳐 힘없이 주저앉아버리지 않았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내 영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자신의 진정한 행복을 찾기 위해 지금이라도 고독한 여행을 즐겨야 할 때이다. 영국의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의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지’라는 묘비명처럼 다 지나가고 나서야 하염없는 탄식이 나오기 전에, 더 늦기 전에. 20대의 아름다운 청춘이 지나가기 전에.

최으뜸 연세대 중어중문학과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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