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디자인 없인 브랜드도 없다”

  • 입력 2009년 6월 4일 02시 59분


10월 9∼29일 ‘서울디자인올림픽’ 행사

中企-디자이너 연결… 시민 참여 공모전도

“디자인은 모든 것이고 모든 게 디자인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006년 7월 취임하자마자 ‘디자인 시정’을 화두로 내세웠다. 지난 2년여 간 서울의 디자인은 많이 변했다. ‘디자인 서울거리’에 따라 시내 곳곳이 디자인을 가미한 거리로 거듭나고 있고 가판대나 간판도 많이 개선됐다. 택시에는 ‘서울색’이 사용되고 있고, 표지판의 글씨는 ‘서울서체’로 표시된다. 아파트나 건물을 지을 때도 엄격한 디자인 심사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디자인은 일반 시민에게는 낯선 개념이다. 요즘 같은 불황기에는 더욱 그렇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디자인은 돈(Design is money)”이라고 주장한다. 과연 디자인은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까. 해답은 10월 서울 전역에서 개최되는 ‘서울디자인올림픽 2009’를 보면 알 수 있을 듯하다. 서울시는 10월 9일부터 29일까지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과 광화문광장, 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 한강둔치 등에서 ‘서울디자인올림픽 2009’ 행사를 연다고 3일 밝혔다. 지난해에 이어 2회째인 이번 행사는 서울시의 2010년 세계 디자인 수도(World Design Capital) 선정을 기념해 개최된다.

○ 디자인은 불황을 사랑한다

올해 초 뉴욕타임스는 ‘디자인은 불황을 사랑한다(Design Loves a Depression)’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불황 시기에 디자인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은 기업이나 개인은 나중에 호황을 맞을 때 큰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시는 이번 디자인올림픽에서 이 같은 개념을 빌려 디자인이 돈으로 바뀌는 ‘장터(Marketplace)’를 마련하기로 했다.

시는 기술력은 있지만 자본이나 디자인 능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을 상대로 상품을 브랜드화할 수 있는 전문 디자이너를 연결해 준다. 이를 통해 녹차나 인삼, 전통 공예와 같은 전통 제품을 세계화한다는 복안이다. 이번 행사의 총감독을 맡고 있는 천의영 경기대 건축대학원 교수는 “어떤 기업이 디자인을 가미해 어떻게 브랜드화한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전 과정을 전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는 또 디자인 공모전에서 우수한 아이디어를 낸 개인과 디자인 업체를 연결해 취업에 도움을 주기로 했다. 또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의 창업도 지원한다.

○ 다양한 디자인 행사 준비

이번 행사는 ‘i DESIGN(나는 디자인한다)’을 주제로 콘퍼런스와 전시회, 공모전, 페스티벌 등 다채로운 내용으로 펼쳐진다. 콘퍼런스에는 오 시장과 베이징 올림픽 개·폐막식 연출을 맡았던 장이머우(張藝謀) 감독, 영국왕립예술대학(RCA)의 론 아라드 학장 등이 참석해 디자인과 관련한 특별강연을 한다. 전시회는 주제전시, 디자인교류전시, 시민참여전시, 특별전시 등 총 20여 개로 나뉘어 열린다. 공모전은 이날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대회 홈페이지(sdo.seoul.go.kr)에서 저탄소·친환경과 관련한 건축·의류 작품 등을 접수하고 당선작을 대회 기간 내내 전시한다. 페스티벌은 공연 위주의 행사에서 탈피해 놀이와 교육을 통해 디자인을 체험할 수 있는 행사로 꾸며진다. 학부모, 교사, 일반 시민 등 10만여 명을 대상으로 디자인과 관련한 교육을 하는 ‘i DESIGN Academy’도 펼쳐진다.

정경원 서울시 디자인총괄본부장은 “i DESIGN이라는 주제가 표현하듯 시민 모두가 참여하는 축제가 될 것”이라며 “지난해(200만 명)보다 많은 300만 명이 디자인의 진수를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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