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 성수동 뚝섬 현대자동차 터와 서초구 서초동 롯데칠성 터 등 서울시내에 남아 있는 16곳의 금싸라기 땅 개발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서울시는 1만 m² 이상 대규모 터 개발계획에 따라 3월 말 도시계획 변경을 신청한 30곳의 타당성을 평가한 결과 성수동 뚝섬 현대차 삼표레미콘 터(3만2548m²)와 서초동 롯데칠성 공장 터(4만3438m²), 남부터미널 터(1만9245m²), 강남구 대치동 대한도시가스 터(5만836m²) 등 16곳을 조건부 협상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4일 밝혔다. 하지만 강남구 삼성동 한전 터 등 10곳은 유보, 노원구 하계동 학교 터 등 4곳은 협상불가지역으로 분류했다.
시는 지난해 11월 그동안 공장이나 차고, 터미널 등으로 사용돼 토지 이용의 효율성이 떨어진 이들 대규모 터를 지역 특성에 맞게 개발한 뒤 개발 이익을 환수해 공공 목적으로 쓸 수 있도록 하는 ‘신(新) 도시계획체계’를 발표한 뒤 사업자 신청을 받았다.
○ 뚝섬 초고층, 서초동 롯데타운 개발 길 열려
이날 조건부 협상 대상에 선정된 터들은 토지용도가 개발 이익을 내기 어려운 주거지역이나 준공업지역 등으로 묶여 있던 땅이다. 시는 그동안 특혜 시비 등을 우려해 용도지역 상향을 허가하지 못했지만 이번에 용도 변경을 해주는 대신 개발이익을 환수키로 함으로써 활로를 모색할 수 있게 됐다.
이번 결정에 따라 뚝섬 현대차 터에는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고, 서초동 롯데칠성 터에는 롯데타운이 탄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이미 2006년에 성동구 성수동1가 683 일대에 110층짜리 글로벌 비즈니스센터를 짓는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시는 지역 발전에 파급효과가 크고 공공 기여의 적정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 형성과정이 병행된다면 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묶여 있는 이 터를 상업지역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묶여 개발이 불가능했던 서초동 1322 일대 롯데칠성 터도 기반시설 확충 및 구체적인 공공 기여 방안을 마련하면 일반상업지역으로 변경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롯데는 그동안 운송차량의 차고지로 사용하던 이 터에 백화점과 호텔, 오피스, 주상복합 등을 짓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 터에 들어설 롯데타운은 100m가량 떨어진 삼성타운(2만4000m²)의 두 배 정도 규모다.
○ 공공 기여액 약 2조 원으로 예상
이 밖에 광진구 동서울터미널, 서초구 남부터미널, 중랑구 상봉터미널 터 등 조건부 협상 대상에 포함된 땅들도 공공 기여의 내용과 방식을 명확히 제시하면 용도 변경을 할 수 있다. 앞으로 조건부 협상 대상 16곳의 사업자가 시의 요구조건을 충족한 개발계획을 내놓으면 시와 자치구, 개발주체,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협상위원회에서 공공 기여에 대한 협상을 진행해 계획을 최종 확정하게 된다. 시는 사업계획 제출부터 협상 결과 도출까지 6개월이 채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는 이번에 협상 대상지로 선정된 16곳의 총토지면적은 69만4300m²로 건축공사비는 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계획으로 환수하게 될 공공 기여액은 공시지가 기준으로 1조9300억 원에 이른다. 서울시 송득범 도시계획국장은 “그동안 특혜 시비 논란으로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고 묵혀왔던 땅의 개발사업이 본격화되고 이익의 상당 부분을 공공에 환수함으로써 새로운 도시 발전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