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전북 고창 11사단 민간인 집단희생사건 조사 결과가 일부 왜곡됐다는 주장을 받아들여 전면 재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진실화해위는 이날 “지난달 18일 100차 전체회의에서 조사에 오류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고창 11사단 사건 진실규명 결정 이의신청을 받아들여 재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본보 4월 24일자 A12면 참조
과거사委 “국군이 학살”… 유족 “빨치산 소행”
고창 11사단 사건은 1950, 51년 전북 고창군에서 발생한 민간인 사망 사건이다. 진실화해위는 지난해 4월 조사 결과 발표에서 “당시 국군 11사단의 빨치산 토벌 과정 도중 고창군 일대에서 민간인 273명이 집단 학살됐다”며 “빨치산과의 교전 직후 빨치산 및 빨치산 협력자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부대이동 경로에 있던 주민과 피란민을 무차별 총격 사살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신지호 한나라당 의원 등이 자체 조사한 결과, 집단희생 피해자 17명의 후손들은 군인에 의해 살해된 게 아니라 빨치산 등 적대세력에 의해 살해되거나 사망 원인이 불분명하다고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6·25남침피해유족회 백한기 회장이 진실화해위에 이의신청을 냈고 이를 위원회가 받아들인 것이다.
진실화해위 관계자는 “신 의원 등이 제기한 왜곡 문제와 관련해 조사관이 고창에 가서 사전 조사한 결과 관계자 진술 가운데 일부 오류가 있음을 확인해 이의신청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신 의원은 “늦었지만 일부 오류가 발견된 만큼 당연한 조치다”라며 “이 사건뿐만 아니라 진실화해위에서 졸속 편향적으로 이뤄진 조사에서 오류가 발견되면 전면 재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