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등이 재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한옥을 보존하기 위해 낸 소송에서 이겼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판사 성지용)는 미국인 피터 바돌로뮤 씨(61·사진) 등 서울시 성북구 동소문동 주민 20명이 서울시를 상대로 낸 동선3주택재개발정비구역 지정처분 등 취소 소송에서 주민들의 손을 들어줬다.
▶본보 2008년 12월 17일자 A12면 참조
‘한옥 지키기’ 부릅뜬 푸른 눈
바돌로뮤 씨 등 동소문동 한옥을 지키려는 주민들은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되려면 20년 넘은 노후 불량 주택이 전체의 60%를 넘어야 하는데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재개발 추진 절차에 하자가 있다”며 2007년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해당 정비구역의 노후 불량률은 법령이 정한 기준비율(60%)에 미치지 못하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밝혔다.
바돌로뮤 씨는 1960년대 말 한국에 평화봉사단원으로 왔다가 강원 강릉시 선교장에서 지낼 때 한옥에 매료돼 곧바로 한국에 정착했다. 이후 1974년 서울로 이사해 동소문동6가 소재 한옥에서 지금까지 35년째 살고 있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