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성신여대가 학내 동성애자(성적소수자) 커뮤니티 문제로 고민에 빠졌다. 이 대학의 동성애 커뮤니티가 학교 측에 공식 동아리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 학교와 동아리연합회의 허가를 받아 공식 동아리로 인정받으면 학교로부터 활동비와 장소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그러나 학교 측은 동성애 커뮤니티가 존재하는 것에 대해서는 문제 삼을 수 없지만 학교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해주는 것은 난감하다는 표정이다.
국내 대학에 동성애와 같은 성적 소수자 모임이 등장한 것은 1995년 경. 현재 수도권 대학의 경우, 동성애자 커뮤니티는 30여 개에 이른다. 최근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에서 동성애 동아리가 공식 동아리로 인정받는 등 이들의 공개적 활동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성신여대 학생들은 동성애 동아리의 공식 인정에 대해 크게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다. 동아리 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김정현 씨(22·중문학과2)는 "이미 동성애 커뮤니티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며 "특별히 반감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학생들 상당수도 "이미 상당수 학교에서 공식동아리로 인정한 만큼 동아리로 허용해도 문제가 없을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학내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학생은 "굳이 공식동아리로 활동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혹시 학생들 사이에 마찰이 생기진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화여대에서는 동성애의 상징인 무지개 걸개를 기독교계 학생들이 무단으로 철거해 갈등을 빚기도 했다. 한편 학교 관계자는 "아직 정식으로 신청 서류가 접수되진 않았다"며 "그때 가서 신중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윤정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