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민련 초대 의장 강희남 목사 자살

  • 입력 2009년 6월 8일 02시 50분


‘민중항쟁’ 촉구 유서 남겨
10일 서울서 영결식 갖기로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 초대 의장을 지낸 강희남 목사(89·사진)가 6일 자택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강 목사는 ‘살인마 리명박을 내치자’란 유서를 남겨 논란이 되고 있다. 6일 오후 7시 45분경 전북 전주시 삼천동 강 목사의 아파트에서 강 목사가 목매 숨져 있는 것을 부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강 목사의 부인은 경찰에 “외출했다 돌아와 보니 남편이 아파트 보일러실에 끈으로 목을 매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강 목사는 ‘남기는 말’이라는 짧은 유서에서 “지금은 민중 주체의 시대다. 4·19와 6월 민중항쟁을 보라. 민중이 아니면 나라를 바로잡을 주체가 없다. 제2의 6월 민중항쟁으로 살인마 리명박을 내치자”라고 적었다. 유서는 전북대병원 장례식장 빈소에 붙어 있다. 강희남 목사 통일민주사회장 장례준비위원회는 10일 서울 중구 을지로 향린교회에서 영결식을 갖기로 했다.

강 목사는 1990년 11월 고 문익환 목사와 함께 범민련을 결성하고 남측본부 초대 의장을 맡았다. 그는 1986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는 등 세 차례 투옥됐다. 강 목사가 이끌었던 범민련은 연방제 통일 지지, 미군 철수, 국가보안법 철폐 등을 내세워 1997년 대법원에서 이적단체 판결을 받았다.

전주=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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