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언어영역/4일 모의평가 언어영역 시험의 특징

  • 입력 2009년 6월 8일 02시 50분


《지난 4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출제하는 모의평가가 첫 실시됐다. 이번 시험은 다소 난도가 높았으며 수준 높은 문항도 여럿 출제됐다. 최근 언어영역 시험의 대체적인 경향을 반영하되, 문제지가 16쪽으로 바뀐 점이 눈에 띈다. 언어영역은 문항 수가 50문항으로 줄어든 2008학년도부터 문제지가 15쪽으로 줄었는데, 이번 시험에서는 다시 16쪽으로 늘어났다.

이만기 엑스터디 언어영역 강사》

곳곳 고난도 문항… 길어진 문제… 비문학 인문사회 비중 껑충

듣기, 쓰기, 읽기의 문항 수나 배점은 기존과 별 차이가 없었으나, 읽기 영역의 비문학에서 인문·사회가 과학·기술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중이 컸다.

읽기 영역에서 비문학과 문학을 비교해 보면, 문항 수는 200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동일했으나 배점 면에서는 비문학이 42점, 문학이 33점이었다. 비문학 제재에서는 지문별로 3∼4문항이 출제되어 왔으나, 이번 시험에서는 2문항(과학), 5문항(사회)으로 구성한 제재가 등장하였다. 이러한 요인으로 인해 읽기 영역의 비문학에서 인문·사회가 9문항 17점으로, 과학·기술의 5문항 11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중이 컸다.

○ 2009 수능보다 체감 난도가 높았다

이번 시험의 난도는 2009학년도 수능보다 어렵고, 작년에 실시된 6월 모의평가보다도 약간 어려웠다. 지문 길이는 길지 않았으나 문제 길이가 길었고, 정답을 찾는 데 시간이 걸리는 문항이 많았다.

즉 비교적 쉽게 정답을 찾을 수 있는 문항 수가 적었고, 고난도 문항이 다수 출제되었다. 또한 문학보다는 비문학이 상대적으로 어려웠다. 답지에서 둘 이상의 내용(작품 포함)을 고려해야 하는 문제가 많았고, 답지가 맞는 진술인지 또는 틀린 진술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내용도 많았다. 각 답지를 명확히 맞거나 틀린 진술로 구성하지 않고,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린 진술로 구성한 경우도 여럿 있었다. 자료 해석 능력을 평가하는 문제도 많이 출제되었다. 쓰기는 거의 모든 문제가 자료를 해석할 수 있어야 풀 수 있었으며, 읽기에서도 자료를 해석하는 문제가 다수 출제되었다.

○ 핵심 주제어가 같은 지문이 출제됐다

4월 3일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는 언어영역의 비문학 지문에서 내용이 똑같지 않는 한 핵심 주제어가 같은 지문을 출제할 수 있도록 ‘기출 배제’ 원칙을 일부 수정하였다. 이 원칙은 2010학년도 수능에 적용되며, 이번 6월 모의평가에도 반영되었다.

○ 문제 길이가 길어졌다

지문 길이는 기존과 별 차이가 없었으나, 문제 길이가 조금 길어졌다. 이러한 경향은 쓰기와 비문학에서 두드러졌다. 듣기 대본과 문제 길이는 2009학년도 수능과 비슷했으나 쓰기는 문제 길이가 다소 길어졌다. 비문학 제재는 지문 길이가 약간 짧아졌으나 문제 분량은 약 1500자 더 많아졌다. 문학 제재의 글자 수를 비교해 보면, 지문과 문제의 길이가 약간씩 줄어들었다.

○ 어휘·어법 문항은 대체로 까다로웠다

이번 시험의 어휘·어법 문항은 5문항 10점으로, 그 비중이 약간 줄어들었다. 그러나 문제는 더 까다로워 만만하게 풀 수 있는 문항이 적었다.

쓰기 뒤에 단독 문제로 출제되는 11번과 12번을 제외하면, 지문과 연계된 어휘·어법 문항은 비문학에 치중되었다. 42번과 49번은 출제 의도와 답지에 제시된 단어의 정확한 뜻을 알지 못하면 정답을 맞히기 어려운 문항이었다.

○ 쓰기는 기출 문제 변형형·세트형 문제가 많았다

6∼12번에 출제되는 쓰기, 어휘·어법 문항은 예년에 비해 좀 더 세밀한 분석을 요구하는 형태가 많아졌다. 9, 10번은 공통 자료를 통해 각각 개요 작성 전략과 고쳐쓰기 방안을 묻는 세트 문제로 출제하였으며, 어휘 문제인 11번이 조금 까다로웠고 나머지 문제들은 크게 어렵지 않았다.

○ 비문학 영역에서 고난도 문항 비중이 늘었다

비문학 영역의 지문들은 대체로 독해하기가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각 지문에 딸린 문항 중에는 정답을 찾기 어려운 고난도 문항들이 제재별로 한두 개씩 섞여 있었으며, 과학 제재에서 출제된 두 문항은 모두 까다로워 정답을 찾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인문지문은 조선의 조총 도입과 전술 변화에 따른 군사적, 정치적, 경제적 변화에 대한 글을 선정하였다. 지문에 대한 꼼꼼한 읽기와 <보기> 자료에 대한 정확한 해석을 요구한 28번이 다소 까다로웠다. 음운 변동의 유형을 찾게 한 30번은 단순하게 묻지 않고 <보기>를 제시하여, 그렇지 않았을 때보다 문제 풀이 시간이 좀 더 걸렸다.

사회지문은 언론 보도로 인한 명예 훼손 시의 피해 구제 방법인 ‘반론권 제도’에 대한 글을 선정하였다. 지문 내용에 근거하여 반론 보도문을 찾게 한 40번과, 지문의 내용을 다른 상황에 적용하는 41번이 약간 어려웠다.

과학지문은 생물 다양성의 설명에 더 적합한 모델이 될 수 있는 ‘가위바위보의 관계’에 대한 글을 선정하였다. 지문 길이가 매우 짧고, 딸린 문제가 두 문항밖에 되지 않은 점이 특이했다. 그러나 이 두 문항은 모두 지문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해결할 수 있을 만큼 매우 까다로웠다.

기술지문은 청력검사 기술 가운데 ‘귀의 소리’를 활용한 기술에 대해 설명한 글을 선정하였다. 21번 문제가 조금 어려웠는데, 지문의 세부 내용을 파악하고 간단한 수식까지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어야 정답을 맞힐 수 있었다.

언어지문은 언어 현상을 설명하는 데 쓰이는 ‘언어 지도’의 개념과 활용 원리에 대해 설명한 글을 선정하였다. 문법과 관련한 내용이 아닌, 언어 현상에 대한 연구 이론을 지문으로 선택한 것이 특징적이었다. 이 지문에서는 3문제가 출제되었으며, 문제가 약간씩 까다로웠다. 예술지문은 한자의 구성 원리와 영화의 시각적 의미 표현을 관련지은 글을 선정하였다. 지문을 바탕으로 영화 장면을 보고 빈칸에 들어갈 대화 내용을 추리하는 50번은 문제를 풀기 위해 적용해야 할 정보가 많아서 다소 까다로웠다.

○ 문학 영역의 작품을 이해하기가 어렵지 않았다

문학 영역의 지문에 나온 작품 가운데 「관동별곡」은 국어 교과서에 실려 있어 낯익었다. 현대시의 「발열」「거문고」「대설주의보」, 장르 복합 지문의 「금강 일만 이천 봉이∼」「관동록」, 그리고 현대 소설의 「외딴 방」은 다소 낯선 작품이었으나 작품을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희곡은 출제되지 않았으며, 장르 복합 지문에서는 고전 시가와 고전 수필을 엮어 5문항을 출제하였다. 문제는 비문학에 비해 쉬운 편이었다. 정철의 「관동별곡」은 1999학년도 수능에서 다른 대목이 출제된 바 있다. 그리고 현대시 작가인 정지용, 김영랑, 최승호, 고전 시가 작가인 안민영은 기출 수능 또는 기출 모의평가에서 한 번 이상 작품이 출제된 작가들이다.

현대시는 작품을 이해하는 데 약간의 어려움이 느껴지는 세 작품을 복합하였다. 4문제 모두 둘 이상의 내용(작품 포함)을 고려하도록 답지를 구성하여 정답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현대시 작품을 영상시로 제작하기 위한 계획서를 바탕으로 제작 의도를 추론한 내용이 적절한지를 판단하게 한 14번 문제는 출제 의도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렸으나 참신한 문제였다.

장르 복합은 금강산을 소재로 한 고전 수필, 기행 가사, 고시조의 세 작품을 복합하여 5문항을 출제하였다. 정철의 「관동별곡」은 국어(하) 교과서에 실려 있고, 다른 두 작품은 낯설지만 작품 이해는 쉬운 편이었다. 문제 역시 어렵지 않게 정답을 찾을 수 있었다. 단, 33번은 교과서를 열심히 공부하지 않은 수험생이라면 대부분 틀렸을 것으로 예측된다.

현대 소설은 최근작(1999년작)으로 다소 생소한 작품인 「외딴 방」을 지문으로 선정하였다. 그러나 내용은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작가의 창작 노트가 작품에 실현된 양상을 추론하는 24번 문제가 약간 까다로웠다. 고전 소설은 판소리 사설인 「수궁가」를 선정하였다. 중학교 교과서에 「토끼전」이 수록되어 있긴 하지만, 그 대목과는 다른 새로운 내용이 들어 있어 생소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작품의 특징을 물은 43번, 등장인물의 말하기 방식을 물은 44번 문제가 까다로운 편이었다.

○ 눈에 띄는 고난도 신유형 과학 문제

과학 36번 문제는 접근 방법을 찾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대부분은 지문을 바탕으로 <보기>의 ㉠∼㉢과 ⓐ, ⓑ에 들어갈 내용을 찾은 다음에 각 답지의 옳고 그름을 판단한다. 그러나 이렇게 하면 문제 풀이 시간이 많이 걸려 다른 문제를 맞힐 기회를 잃을 수 있다.

36. [A]의 내용을 <보기>와 같이 그렸을 때, ㉠∼㉢과 ⓐ, ⓑ에 들어갈 내용이 바르게 짝지어진 것은? [3점]

=>이 문제는 정석대로 풀다가는 시간을 크게 낭비하게 된다. <보기>의 도식화된 그림에서 화살표 방향을 정하고, 또 채워지지 않은 내용 5개를 지문에서 찾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답지를 살펴보면 화살표 방향을 포함해 3가지 요소만 고려하면 된다. 이에 착안하여 각 답지의 내용을 <보기>에 대응시켜 그 옳고 그름을 판단하면 문제 풀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이렇게 언어영역에서는 답지를 대응시켜 문제를 푸는 것이 효과적임을 알아두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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