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갑하던 속이 확 트인 기분입니다.” “지나칠 때마다 울화통이 터졌는데 늦어도 한참 늦었습니다.”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된 지 30년 이상 된 부산 도심의 도로가 속속 확장되거나 새로운 모습으로 정비돼 시민들이 반기고 있다.
부산 시민의 숙원이던 동래구 온천동 중앙로 럭키동래아파트∼내성교차로 입구 400m의 미개설 구간이 7월 말 확장 개통된다. 1972년 도시계획이 결정된 이 구간은 그동안 예산 확보가 제대로 안 된 데다 행정기관의 무관심으로 폭 50m 중 15m가 37년간 개통되지 않아 출퇴근 때 병목현상까지 겹쳐 시민의 불편이 매우 심했다.
도심 간선도로 중 한쪽은 4∼5차로이고, 다른 쪽은 3차로로 ‘기형’인 것은 물론 3차로 쪽은 지하차도와 바로 연결돼 교통사고 위험이 높았다. 부산시와 동래구는 2003년부터 200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지장물 이설과 보상을 끝내고 7월 개통 예정으로 공사를 벌이고 있다. 또 같은 시기에 도시계획이 결정된 연제구 거제동 교대입구 중앙로의 260m 도로도 공사 시작 5년 만인 올해 말 폭 3∼15m로 확장 개통된다. 연산로터리와 양정동 쪽에서 동래 세병교 쪽으로 넘어가는 갈림길 구간은 상습 교통체증 지역으로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1974년 도시계획으로 결정된 이후 1994년부터 공사를 벌여온 해운대역∼해운대 해수욕장의 490m 2차로인 소방도로는 공사 시작 15년 만인 올해 말 4차로 도로로 개통된다. 해마다 피서철이면 사람이 엉켜 도로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던 이 도로는 그동안 보상 문제로 진통을 겪어왔다. 공사비 400억 원 중 보상비가 345억 원. 상가와 판자촌이 밀집한 이 지역은 대표적인 해운대 이미지 훼손지역으로 꼽혀왔다.
부산진구 범천2동 경남아파트 입구에서 부산진초등학교 구간의 범천 지하차도는 1일 개통됐다. 중구와 동구에서 부산진구 서면과 양정동 일대를 연결하는 주요 구간인 이 도로는 경부선 철도건널목 입체화 사업 중 하나로 2004년 9월 착공돼 699억 원을 들여 5년 2개월 만에 뚫렸다. 철도차량정비창과 바로 인접해 개통한 지하차도는 940m 구간의 기존 도로를 폭 27∼46m로 확장했으며, 철도건널목을 횡단하는 지하구간은 길이 423m, 폭 17.6m의 왕복 4차로로 만들었다.
동구 범일동 부산진시장 옆 길이 237m 도로도 철도건널목 입체화 사업의 하나로 2003년부터 공사를 벌여 폭 27.5∼36m로 지난달 확장 개통됐다. 철길사고를 방지하고 상습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178m 구간의 2차로 지하차도도 함께 설치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이들 도로에 민원이 끊이지 않았으나 사업비 확보는 물론이고 보상협상이 어려워 오랜 기간 해결되지 못했다”며 “아직도 이런 도로가 많은 만큼 적극적인 행정으로 주민 불편을 해소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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