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이 사람/전몰군경미망인회 ‘장한 어머니상’ 안목단 씨

  • 입력 2009년 6월 10일 06시 16분


“母子가정에 일자리-장학금 제공은 내 사명”

“남편은 오래전에 먼저 갔지만 늘 아이들 잘 키우라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습니다. 이제 모두 잘 자랐으니 ‘내 역할을 했다’고 말해주고 싶지요.”

11일 서울에서 대한민국전몰군경미망인회가 주는 ‘제31회 장한 어머니상’을 받는 대구미망인모자복지회 안목단 대표(73·대구 수성구 파동·사진)는 9일 “5년가량 부부로 살았지만 남편은 지금껏 나에게 가장 큰 힘이 돼주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망인회는 남편이 군인이나 경찰로 근무하다 순직한 4만여 명으로 구성된 단체. 안 대표의 남편인 김태종 소령은 1962년 경북 영천에서 무장공비 소탕작전 중 순직했다. 안 대표는 당시 1남 1녀를 두었고 막내딸은 임신 중이었다.

그는 자식들이 아버지 없는 외로움을 이겨내도록 하기 위해 모자(母子)복지사업을 시작했다. 1972년 당시 대통령 부인 육영수 여사의 도움으로 재봉틀 10대를 지원받아 대구에서 미망인 자활사업을 시작해 지금은 군납용 피복제조공장 2곳과 모자복지원 2곳, 어린이집 1곳을 운영할 정도로 키웠다. 이곳에는 종사하는 직원이 미망인을 포함해 300여 명에 이른다. 또 1988년에는 목련장학회를 만들어 지난해까지 미망인 자녀 1191명에게 6억2300만 원을 지원했으며, 다음 달에도 올해 장학금 5500만 원을 62명에게 줄 예정이다. 그는 공장 운영이 어려울 때도 장학금 지급을 빠뜨리지 않았다.

자식 농사도 잘 지었다. 장남 수길 씨(52)는 연세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사회복지사로 일하며, 장녀 현숙 씨(49)는 서울대 음대를 졸업하고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단백질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캘리포니아 솔크연구소의 최승현 박사(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교수)가 맏사위다. 차녀 희숙 씨(47)는 캐나다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안 대표는 “미망인들과 함께, 아이들과 함께 열심히 살려고 했다”며 “남은 삶도 미망인과 자녀들이 꿋꿋하게 사는 데 작은 보탬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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