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오빠 나야!” 낚시문자 속지 마세요

“전에 전화번호 준 오빠 맞죠? 사진 보고 맞으면 연락 주세요.”

이런 문자를 받고 사진을 확인하는 순간, 자신도 모르는 사이 휴대전화에서 2990원이 결제돼 빠져나갈 수도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마치 아는 사람인 것처럼 가장해 휴대전화 문자를 보낸 뒤 사진 등 유료콘텐츠를 확인하게 하는 방법으로 17억 원을 챙긴 정모 씨(37)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11일 붙잡았다. 경찰에 따르면 정 씨는 2006년 9월부터 10개월 동안 40여만 명을 대상으로 총 55만여 회에 걸쳐 이 같은 짓을 저질렀다.

정 씨는 2006년 9월 서울 성동구 성수동 등에 통신사업체를 차리고 불특정 다수에게 “저 기억 안 나요?” “제가 아는 분 아닌가요?”와 같이 호기심을 자극하는 문자를 보내 유료콘텐츠를 확인하도록 유도했다. 3000원 미만 소액결제일 경우 본인 인증절차를 거치지 않는다는 점을 알고 콘텐츠 이용료를 2990원으로 정했고 이 때문에 피해자들 대부분은 사기당한 사실조차 몰랐다. 간혹 항의 전화를 하는 사람에겐 신속히 전액을 환불해줘 경찰신고를 사전에 차단하기도 했다.

경찰은 “문자를 보고 있는 상태에서 ‘확인’ 버튼만 누르면 유료콘텐츠에 접속하는 ‘콜백URL’ 방식이 이러한 사기에 많이 이용된다”며 휴대전화 이용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