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지역에만 있으면 오히려 경북을 잘 알지 못한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우물 안 개구리가 안 되도록 더욱 분발해야 합니다.”
경북도가 지난달부터 10월까지 6개월 일정으로 사무관 이하 직원 6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전략 프로젝트 현장교육’에 참여한 직원들의 반응이다. 직원들은 경북의 3개 권역(백두대간 및 낙동강권역, 3대 문화권역, 동해안권역) 중 한 곳과 전국의 3개 권역(서남해안권역, 중부내륙 및 강원권역, 수도권역) 중 한 곳을 2박 3일 일정으로 체험하고 있다. 대상지는 주로 대형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곳이다.
지난달 중순 부산∼거제도 연결도로 공사 현장과 전남의 남악신도시 조성 현장, 새만금 종합개발 사업장 등을 살펴본 직원들은 차별화된 지역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부산∼거제도 연결도로 공사가 첨단공법을 도입해 대규모로 진행되고 있는 현장을 보고 ‘경북의 위기감’을 느꼈다는 직원도 있었다. 경북도 도시계획과 김정수 씨는 “부산 가덕도와 거제도를 잇는 거가대교 공사 현장은 해저터널을 비롯해 배울 점이 많았다”며 “경북 동해안에도 이런 대형 프로젝트가 빨리 구체화돼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었으면 하는 생각이 내내 들었다”고 말했다.
서류와 책상 대신 ‘현장’과 마주한 직원들은 시야가 넓어진다는 반응도 많았다. 백두대간 및 낙동강축 개발 현장에 참여한 미래전략산업과 유승희 씨는 “신재생에너지 산업 현장과 낙동강 살리기 사업 현장에 가 보니 ‘왜 이 같은 사업이 시급한지’ 가슴에 와 닿았다”며 “예천의 곤충바이오생태공원 등은 전국적인 경쟁력이 있다고 보여 자치단체끼리 협력해 부가가치를 높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 개발 위주의 정책은 신중히 추진해 시행착오를 줄이는 게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강원 지역의 대규모 리조트 개발 현장을 둘러본 환경정책과 박성환 사무관은 “겉으로 활기찬 모습은 좋지만 곳곳에 골프장과 리조트 같은 비슷비슷한 개발을 하고 있어 ‘이처럼 많은 시설을 과연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다.
12일까지 수도권의 인천경제자유구역과 인천대교,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 청계천 복원사업을 답사 중인 도시계획과 김두하 사무관은 “기술직으로서 평소 이들 프로젝트에 관심이 많았다”며 “실제 현장을 살펴보니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는 데 필요한 안목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경북도 이제명 공무원능력개발담당은 사전답사와 모든 과정에 참여하느라 최근 집에서 쉬어 본 적이 거의 없다. 그는 “짧은 일정이지만 현장교육을 통해 받은 자극이 일상 업무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며 “공무원들이 얼마나 좋은 안목을 가지고 있느냐는 곧 지자체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