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에이즈’로 불리는 벼 줄무늬잎마름병의 매개충인 애멸구가 전북 서해안 논에서 대량 발생했다.
전북도는 11일 “이달 초 군산과 김제 등 모내기가 끝난 일부 시군의 벼를 조사한 결과 줄무늬잎마름병의 매개충인 애멸구가 대량 채집됐다”면서 “상황이 심각해 예비비를 들여 긴급 방제에 나선다”고 밝혔다.
긴급 방제는 벼 20포기당 11마리 이상의 애멸구가 발생했을 때 이뤄지는데, 군산 회현은 20포기당 12∼26마리, 김제 광활은 15∼25마리, 부안 계화는 20∼40마리가 발생했다.
발생 면적은 고창 4758ha, 군산 3892ha, 김제 3687ha, 부안 1435ha, 익산 1023ha 등 도내 서해안 5개 시군 1만4795ha다.
전북도와 해당 시군은 예비비 2억6000만 원을 들여 발생 농가에 ha당 1만 원의 방제비를 지원하고 약효가 빠른 살충제로 이날부터 5일간 지역별 공동 방제에 나섰다.
애멸구가 병원균을 옮기면 벼 이삭이 아예 나오지 않거나 잎이 말라 죽기 때문에 심한 경우에는 농사를 망칠 수 있으며 벼 줄무늬잎마름병 자체 방제약은 아직 없고, 애멸구 방제약만 있다.
도 관계자는 “최근 중국에서 애멸구 애벌레가 바람을 타고 날아온 데다 올봄 평균 기온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다소 높았던 탓에 애멸구의 산란도 빨라져 급격히 늘어난 것 같다”며 “현재 채집된 애멸구 수량만으로도 매우 심각한 상황이어서 방제를 소홀히 하면 큰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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