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보령 주민 55명 ‘석면폐’ 의심

  • 입력 2009년 6월 13일 02시 58분


1983년까지 석면광산 위치
87명은 ‘두꺼워진 흉막’ 진단

충남 홍성군과 보령시에 있는 석면광산 인근 마을(반경 2km) 주민 가운데 절반이 폐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는 “홍성군 광천읍과 보령시 청소면 등 5개 마을 주민 215명(자진 신청자)을 대상으로 건강영향기초조사를 실시한 결과 110명이 폐실질(조직) 이상 및 흉막 이상 의심을 받았다”고 12일 밝혔다.

110명 가운데 정밀진단에 참여한 95명을 상대로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한 결과에서는 CT 판독이 어려운 9명을 제외한 86명 가운데 폐실질에 석면섬유가 쌓이는 석면폐(가능성 50% 이상) 의심자가 55명(64%)으로 조사됐다. 흉막 일부가 두꺼워진 흉막반 의심자는 95명 중 87명(91%)이었다.

환경부는 “석면광산 운영으로 광산 종사자, 비종사자 관계없이 비슷한 영향을 끼쳤다”며 “그러나 폐광 이후에도 주민에게 영향을 미쳤는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5개 마을 지역은 일제강점기에 대규모 석면광산이 조성됐다가 1983년 폐광된 곳이다. 이번 환경부 조사는 올해 초 가톨릭대 김현욱 교수(예방의학)팀이 이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석면 피해 여부를 조사한 결과 100명 이상에게서 석면폐, 흉막반 증상이 나타남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환경부는 부산 동래구 석면 방직공장 인근 주민 197명을 대상으로 한 건강 영향 조사도 실시해 주민 1명에게 폐질환이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 환경부는 충남 석면광산과 부산 석면공장 반경 2km 이내 토양과 대기에서 석면 농도를 조사했으나 일부 토양과 대기에서 미량의 석면이 검출됐을 뿐 지하수, 하천, 침출수 등에서는 석면이 검출되지 않았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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