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대형비리 사건 수사발표 때 수사팀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대검 청사 15층의 널찍한 회의실에서 활발한 질의응답이 이뤄지던 것과는 달랐다.
이 중수부장의 발표 때 배석한 중수부 과장 3명의 표정은 어두웠고 질의응답은 10분을 겨우 넘겼다. 대검 수뇌부는 며칠 전부터 누가 수사 결과를 발표할지를 놓고도 저울질을 많이 했다고 한다. 누구도 말을 꺼내진 않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임채진 전 검찰총장의 사퇴로 사실상 수사가 좌초됐기 때문이다. 다음은 홍 수사기획관과의 일문일답.
―노 전 대통령 수사 결과에 대해 ‘역사적 진실’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무슨 뜻인가.
“그냥 문구 그대로 받아들여 달라.”
―수사에 대한 논란과 관련해 밝힌 것이 많은데 이유가 있나.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에 언론에서 제기한 문제점들에 대해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이다.”
―노 전 대통령 수사기록도 다른 사건처럼 5년이 지나면 폐기하나.
“일괄적으로 폐기하는 것은 아니고 중요 사건인 경우 영구 보존하기도 한다.”
―청와대 통화기록이 보존됐는지 확인한 것을 보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노 전 대통령에게서 직접) 전화를 받았다는 것을 확인하려던 건가.
“노 전 대통령 수사에 관해서라면 더는 질문하지 말고 이 정도에서 마무리하자. 그 부분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했다.”
―한상률 전 국세청장은 더 조사할 필요 없었나.
“세무조사와 관련해서는 진술조서를 통해 많이 들었다. 그것과 관련해서는 더 조사할 필요 없다,”
―박 전 회장은 관련 공판에 계속 증인으로 나갈 수 있나.
“그렇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