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분 간격 운행… 긴 레일 사용 소음 적어
파주 등 입주 끝나면 하루 29만명 이용 예상
복선전철 공사를 끝낸 경의선이 7월 1일 개통된다. 5량의 디젤 기관차가 시간당 한 편씩 운행되던 이 노선에는 최신형 전철 8량이 15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운행 시간도 단축되지만 운행 횟수가 늘어 이용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코레일은 본격 개통을 앞두고 하루 54회 시운전을 하고 있다. 12일 오전 문산∼서울 구간 시험운행 열차를 타보았다.
○조용하고 빠른 열차
이 열차의 최고 시속은 110km. 문산역을 출발한 지 48초가 되자 시속 90km에 올라 이 속도를 유지했다. 서울∼문산(38.8km) 복선전철 공사에는 길이 20여 m인 ‘장대레일’을 사용했다. 그 덕분에 ‘기차’ 하면 레일 이음매 구간을 지날 때마다 리듬감 있게 떠오르는 ‘덜컹덜컹’ 하는 소음이 훨씬 적었다. 실내는 서울시내에 다니는 전철과 비슷한 모습이지만 액정표시장치(LCD)와 발광다이오드(LED)를 이용한 노선 안내판, 광고판이 부착돼 있었다. 어린이도 충분히 잡을 수 있는 낮은 손잡이도 눈에 띄었다.
객차와 객차는 수동 출입문 대신 손을 대면 열리는 자동식으로 설치돼 장애인이나 노약자의 이동에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기존에 다니던 디젤 통근열차에는 앞뒤로 화장실이 있었지만 전철에는 없다.
현재 운행 중인 디젤 기관차로 문산역에서 서울역까지는 1시간 16분 정도 걸리지만 17개 역 중 10개 역에만 정차할 급행전철은 이 구간을 52분 만에 주파할 수 있다. 기자가 동승한 시운전 차량은 일반 열차로 이 구간을 65분에 주파했다. 복선전철은 문산역∼디지털미디어시티(DMC)역 구간이지만 능곡역에서 DMC역 구간은 서울역을 오가는 급행열차가 다니는 별도 선로를 포함해 4개인 복복선으로 만들어졌다.
○3년 뒤 이용객 10배로 늘어날 듯
복선전철 시대를 맞은 경의선의 각 역은 아직 손님맞이 준비를 끝내지는 못했다. 기존 노선을 이용하는 승객들은 공사판 같은 역을 지나는 불편을 겪고 있지만 곧 다가올 복선전철을 반기는 때문인지 별 불평은 없었다. 백마역에서 기존 디젤 기관차를 기다리던 이순화 씨(65)는 “친구들 만나러 종종 경의선을 타는데 앞으로는 자주 온다니 기대가 크다”며 웃었다.
기존 열차를 타려면 승강장에서 두세 개의 계단을 올라가야 하지만 새 열차는 곧바로 객차로 들어가도록 되어 있다. 이에 따라 모든 역에서는 기존 승강장보다 높은 새 승강장을 만드느라 부산했다.
시간당 1대꼴이었던 기존 경의선 이용 승객은 하루 평균 3만 명. 하지만 출근 시간대에는 10분, 나머지 시간대에는 15분 간격으로 하루 150회 운행되면 이용객이 10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코레일은 전망했다. 코레일 서울지사 장노규 차장은 “경의선 주변 택지개발이 끝나고 2012년 용산역까지 복선전철 공사가 마무리되면 하루 평균 28만9000여 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경의선이 반가운 개발지역
문산역을 출발한 열차가 파주역에 도착하기까지는 차량기지 외에는 별다른 시설 없이 푸른 논밭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었다. 하지만 월롱역에 도착할 무렵 LG디스플레이 공장이 멀리서도 커다랗게 눈에 들어왔고 운정역 부근에서는 파주신도시 공사가 한창이었다. 대형 타워크레인이 건설 자재를 옮기며 고층 아파트들을 짓고 있었다. 이달 말부터 입주가 시작되면 경의선은 파주신도시 주민들의 주요 광역교통망으로 자리 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탄현역과 맞붙은 주상복합단지 예정 용지에는 곧 공사를 시작할 듯 붉은 깃발이 곳곳에 꽂혀 있었다. 고양시 일산2지구와 풍동지구 등 경의선과 맞닿은 택지지구는 물론이고 간접 영향권인 식사지구도 경의선 복선전철의 수혜지역으로 꼽힌다.
복선 경의선과 가까워 부동산은 호재를 만났지만 철도 건널목이 아직 입체화되지 않아 열차 운행 때마다 차량이 정차해야 하는 등 불편과 위험도 예상된다. 노선 전 구간은 철로를 통행할 수 없게 하는 차단벽이 거의 설치되지 않아 동물이 이동하거나 사람이 무단횡단하다 사고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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