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쓴 언소주

  • 입력 2009년 6월 15일 03시 00분


정관엔 ‘소비자기본법상 권리 구현’
활동은 ‘메이저신문 소비자 때리기’

자유기업원 “사이트 고발란엔 ‘불량피자’ 1건뿐”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언소주)은 소비자를 위한 활동이라는 명분을 앞세우고 있지만 실제로 하는 것은 정치적인 활동뿐이다.”

자유기업원은 14일 ‘언소주, 기업에 대한 공격 멈춰야’라는 글을 통해 “언소주가 불량상품 소비자 고발을 하고 있다고 하지만 관련 활동은 한 건도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2008년 5월 인터넷 포털 다음 사이트에 카페를 개설하고, 소비자를 위한 활동이라는 명목으로 카페에 불량상품 소비자 고발란을 만들어 두었지만 ○○○피자와 관련된 단 한 건의 글이 게시되어 있을 뿐 1년간 소비자들을 위한 활동을 하지 않았다”는 것.

언소주는 자신들의 정관에서 △소비자기본법이 규정한 소비자의 권리를 구현하는 사업을 가장 앞세우고 있으며 △언론제도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각종 연구 및 실천 △왜곡 언론에 대한 감시와 언론피해 구조 사업 등을 주요 사업목적으로 꼽고 있다.

그러나 실제 활동 내용을 보면 소비자를 위한 활동이라기보다는 탄생 시점부터 동아일보 조선일보 등 메이저 신문에 대한 공격에 몰두했다. 이들은 “조중동의 논조를 바꾸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라며 출범 초기부터 메이저 신문 광고주 명단과 담당자 연락처를 공개해 항의 전화를 유도하는 등 특정 언론에 대한 공격으로 일관해 왔다.

특히 이들은 운동 방법에서 ‘메이저 신문을 구독하는 식당 업주에 신용카드 수수료를 물리게 하자’며 메이저 신문 소비자를 괴롭히고 있다. 소비자운동 운운하면서 오히려 자유롭게 언론을 선택할 소비자의 권리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공격 대상 기업 제품을 집단으로 주문한 뒤 반품하자’ ‘광고 기업에 집단적으로 전화하자’ 등의 방법을 공식 제안하고 실천해 언론 외에도 엉뚱한 제3의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 자유기업원은 이에 대해 “언소주의 메이저 언론 광고기업 압박 운동은 기업 경영활동의 자유를 억압하는 행위”라며 “합리적 근거도 없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기업을 공격하는 행위는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소주가 메이저 신문에 광고한 기업에 대해 압박 운동을 벌이며 광동제약에 이어 삼성그룹 5개 계열사를 대상으로 지목한 것에 자유기업원은 “이는 자신들의 정치적 주장에 동조하지 않는 기업을 공격해 이미지를 훼손시키겠다는 의도”라며 “언소주가 평판에 민감한 기업의 약점을 이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광고주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광고가 실릴) 신문의 구독률과 각 광고면의 가치인데도 이를 고려하지 않고 단순 평균을 냈다”며 “특히 이들은 공격 대상이 될 불매 기업을 임의로 선정하고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자유기업원은 “언소주의 기업 공격은 순수한 소비자 운동이 아닌 좌파 정치운동의 또 다른 모습일 뿐”이라며 “언소주가 한겨레나 경향신문의 광고주를 ‘양심 광고주’로 표현하며 자신들과 정치적 성향을 공유하는 매체에 광고를 유도하는 것 자체가 단체의 이념적 편향성을 입증하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한편 자유기업원은 언소주의 임원과 회원 경력 분석 등을 통해 언소주가 정치적으로 매우 편향된 단체라고 밝히고 “이들은 지난해 촛불시위 때도 광우병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퍼뜨려 자신들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한 바 있다”고 비판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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