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장애 여고생 목매 자살

  • 입력 2009년 6월 16일 02시 56분


유족들 “성적 우수… 학교서 집단폭력에 시달려”

얼굴에 장애가 있는 여고생이 동료 학생들의 집단 폭력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전남 화순경찰서는 12일 자살한 A고 2학년 김모 양(18)이 같은 학교에 다니는 동료들의 폭력에 시달렸다는 진정서가 접수돼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김 양은 12일 오전 8시 20분경 화순군 화순읍 자택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양 유족은 경찰에서 “딸의 급우들이 2년간 주먹으로 때리고 머리를 쥐어박는 등 괴롭혀 손목을 자해하는 등 자살기도까지 했지만 학교 측이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김 양의 어머니는 “선천성 ‘구순구개열’로 10여 차례 수술을 받은 딸이 신체장애 때문에 학생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네가 죽었으면 좋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받기도 했다”며 “이 때문에 전교 2등까지 했던 성적이 크게 떨어지고 학교생활이 너무 힘들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또 숨진 채 발견되기 전인 12일 새벽 김 양이 언니에게 “2만 원이 필요하다. 목숨이 달린 문제다”라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낸 점으로 미뤄 금품 갈취에 시달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화순=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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