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특화 대학들, 인재 유치전 치열

  • 입력 2009년 6월 16일 02시 56분


KAIST-포스텍 이어 울산과기대-광주과기원 가세

전국 돌며 입시설명회 개최… 해외연수 등 파격지원 내걸어

포스텍은 올해 전국 11개 도시를 돌며 13번이나 입시설명회를 열었다. 올해 신입생 전원을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선발한다는 방침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최근 이공계 특성화 학부가 확대되면서 우수 고교생을 확보하기 위한 대학들의 인재 유치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금까지 이공계에 초점을 맞춘 학부는 KAIST와 포스텍이 양 축이었다. 그런데 울산과기대가 2009학년도에 문을 열고, 석박사 과정만 운영하던 광주과기원(GIST)이 2010학년도부터 학부생도 선발하기로 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울산과기대는 지난해보다 250명이 늘어난 600명(상경계 150명 제외)을, 광주과기원은 100명을 올해 선발할 계획이다. KAIST도 올해 학부 모집 인원을 지난해보다 120명 증가한 97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공계 특화 대학들의 학부 모집 정원 ‘파이’는 2009학년도에 비해 500명 가까이 늘어났다.

KAIST는 ‘전통의 강호’인 만큼 우수 학생 모집을 낙관하고 있다. 그럼에도 올해 학교장 추천 전형으로 150명을 선발하기로 한 것은 일반고의 우수한 학생을 선점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 4차로 나뉘는 입학전형 가운데 일반고를 대상으로 한 학교장 추천 전형을 1차로 배치해 5월부터 전형에 돌입했다.

포스텍이 ‘100% 입학사정관 전형’이라는 카드를 꺼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포스텍은 ‘포스텍 입시 카운슬링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올해 포스텍에 지원하려는 학생들로부터 7월 중순까지 미리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를 받은 뒤 입학사정관이 직접 서류를 평가해 학생 개개인에게 결과를 알려주고 입학 상담까지 해주는 제도다.

후발 주자인 울산과기대와 광주과기원은 파격적인 장학 혜택과 차별화된 지원책을 알리느라 분주하다. 특히 올해 첫 신입생 모집을 앞둔 광주과기원은 모든 학생에게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고 2개월 동안 무료로 해외 연수 혜택을 줄 예정이다. 승마, 골프, 바이올린, 피아노 가운데 하나를 ‘1인 1기’로 가르치고, 미국 캘리포니아공대(Caltec)처럼 소수정예 멘터링 교육을 한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이관행 광주과기원 학부대학장은 “KAIST나 포스텍에 비해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기존의 연구 실적이 뛰어나 과학고 학생들이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첫 신입생 모집에서 7 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한 울산과기대는 올해도 전폭적인 장학 혜택을 유지할 계획이다. 울산과기대는 지난해 등록 학생의 30% 이상이 특수목적고 출신이었다. 올해도 4년간 전액 장학금 지급, 상위 성적 10% 신입생에게는 해외 연수경비 300만 원 지원 등의 장학 혜택을 줄 방침이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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