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오후 4시 50분경 집회를 마치고 흩어지기 시작해 각자 버스를 타고 서울 동교동과 여의도로 향했다. 동교동에 위치한 김대중 전 대통령 사저로 간 100여 명은 김 전 대통령 규탄대회를 갖고 이명박 대통령을 향한 ‘독재자 발언’의 사과를 요구했다. 여의도로 향한 450여 명은 KBS와 MBC 본사 앞에서 집회를 가진 뒤 방송사 관계자에게 면담을 요청해 ‘편파방송을 중지하라’며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방어막 경찰 차벽, 이번엔 보호막?
“보수단체 몰려온다” 덕수궁 분향소측 설치 요청
한편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정국’ 내내 서울광장에 있던 경찰의 차벽을 풀어달라고 요구했던 덕수궁 분향소 측 인사들이 이번에는 오히려 경찰에 “차벽 설치를 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수단체들의 기습 공격으로부터 보호받기 위해서였다.
서울역 광장에서 집회를 마친 보수단체 회원들이 도보와 지하철을 이용해 덕수궁 대한문 앞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분향소 측은 경찰에 즉시 보호를 요청했다.
경찰은 기동대 16개 중대를 출동시켜 경찰저지선을 만들고 버스 50여 대로 차벽을 세웠다. 경찰을 사이에 두고 두 단체가 서로 심한 욕설을 주고받거나 일부 서로 밀고 당기며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으나 큰 충돌을 빚진 않았다. 보수단체 측도 “분향소를 부수자”는 구호를 몇 번 외쳤을 뿐 본격적인 행동을 시도하지는 않았다. 집회는 오후 6시경 모두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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