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쩍 열쇠를 챙겨 나온 곽 씨는 다음 날 오전 2시경 모두 퇴근하고 아무도 없는 정비소에 모습을 나타냈다. 전날 훔친 열쇠로 정비소에 주차돼 있던 이모 씨(30) 소유 벤츠 승용차의 시동을 걸고 조용히 빠져 나왔다. 하지만 훔친 차량으로 즐기는 드라이브의 짜릿함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곽 씨가 훔친 벤츠 차량을 몰고 다닌 지 6일째인 16일 0시 20분경 경찰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 지하철 2호선 신림역 부근에 세워져 있던 이 승용차를 발견했다. 차적을 조회해 이 승용차가 도난당한 차량임을 확인한 경찰은 곽 씨가 차에 올라타는 것을 기다려 현장에서 체포했다.
경찰 조사에서 곽 씨는 “카센터에서 우연히 벤츠 승용차 열쇠를 발견하고 한번 몰아보고 싶은 마음에 훔치게 됐다”며 “조금 타보고 돌려주려고 했다”고 진술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16일 곽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이날 오후 7시경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불구속 수사하라고 해 곽 씨는 풀려났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