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태화강 삼호대숲이 국내 최대의 백로 서식지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녹색에너지촉진포럼 환경지기단이 16일 펴낸 ‘2차 태화강 생태지도’에 따르면 태화강 삼호대숲에는 매년 6월경 평균 3000여 마리의 백로가 날아들어 연중 가장 붐비다 8, 9월에는 1000∼1500마리로 줄어들며 다음 해 1월경에는 모두 떠난다.
녹색에너지촉진포럼이 조사한 결과 삼호대숲에 둥지를 틀고 있는 백로는 국내에 서식하는 7종 전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는 경기 여주군 신접리, 전남 무안군 용월리, 강원 양양군 포매리와 횡성군 압곡리, 경남 통영시 도선리 등의 백로 서식지가 있지만 7종류 모두가 서식하는 곳은 삼호대숲이 유일하다는 것.
태화강에 서식하는 백로 중에는 몸집이 상대적으로 작으면서 발가락이 노란 쇠백로가 36.8%로 가장 많고 황갈색의 작고 통통한 황로(서식률 35.8%), 몸이 날씬하고 목이 긴 중대백로(〃 14.1%)가 그 다음으로 많다. 이어 중백로(〃 7.7%), 왜가리(〃 3.8%), 해오라기와 흰날개해오라기(〃 1.9%) 등의 순이다. 녹색에너지촉진포럼은 삼호대숲에 백로가 집단 서식하는 것은 태화강의 수질이 맑아지면서 먹이인 물고기가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울산시가 2006년 6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울산지역환경기술개발센터에 의뢰한 백로 모니터링 결과에서도 이번의 녹색에너지촉진포럼 조사와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백로가 500마리 이하로 줄어드는 10월경부터는 백로 서식지 맞은편의 태화대숲에 까마귀류가 급속히 늘어나기 시작해 1월에 3만여 마리가 몰려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녹색에너지촉진포럼 황인석 사무국장은 “삼호대숲은 한국에서 발견된 7종의 백로를 모두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으로 도시 생태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라며 “철저한 보호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시는 삼호대숲 옆의 무거동 신삼호교∼와와 삼거리 300여 m 구간을 ‘백로길’로 정해 차량 통행속도를 시속 30km 이하로 제한하는 등 백로 서식지 보호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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