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도봉서원과 송시열과 송준길 등 당대 명필들의 글씨가 새겨진 도봉서원 앞 계곡의 바위들(각석군·刻石群)을 시 문화재인 기념물로 지정하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도봉서원은 양주목사 남언경이 1574년 신진 사림(士林) 세력을 배경으로 도학정치를 실현하고자 했던 조광조를 기리기 위해 세웠다. 왕들의 관심도 각별해 숙종 22년이던 1696년에는 숙종의 명에 따라 조선 후기의 대표적 성리학자인 우암 송시열의 위패를 조광조와 함께 모셨다. 영조는 ‘도봉서원’이라는 현판을 직접 썼고, 정조는 제문(祭文)을 내리고 관리를 보내 제사를 지내기도 했다.
도봉서원은 1871년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에 따라 건물이 헐렸지만 기단과 석축 등은 원형대로 남아 있다. 서원의 부속 건물인 사당은 1970년대에 복원됐다. 김수정 학예연구사는 “도봉서원 일대는 경관이 빼어나고 바위에는 송시열, 송준길, 권상하 등 당대 명필로 이름을 남긴 유학자들의 글씨와 시문이 남아 있어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시는 늦어도 8월까지는 문화재로 지정할 계획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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