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영월 만성폐쇄성폐질환 파문 확산

  • 입력 2009년 6월 18일 06시 50분


주민들 피해구제-손배소 추진… 인근지역 건강검진 확대 요구

강원 영월군 시멘트공장 인근 주민 상당수가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로 의심된다는 환경부의 발표 이후 주민들이 법적 대응을 준비하는 등 지역사회에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영월군이 16일부터 검진결과를 통보하기 시작한 가운데 서면 주민 대표들은 대책회의를 열고 환경부, 지방자치단체의 협조를 얻어 피해주민 구제와 손해배상 소송을 펼치기로 했다. 또 주민 대표들은 이날 영월을 방문한 김진선 강원도지사에게 주민 피해가 확인된 만큼 강원도와 영월군이 적극 나서 개선방안을 마련해 줄 것과 시멘트 회사의 폐기물 관리 및 소각 등과 관련한 감시시스템에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달라고 요청했다.

서면 쌍용2리 조남욱 이장은 “우려하던 것이 현실로 드러났다”며 “현재 주민 대표들이 수시로 만나 대책을 논의하고 있으며 다음 주 초까지 주민 의견을 수렴해 소송 등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월 주민들의 소식이 알려지자 시멘트 공장이 있는 인근 지역 시민·사회단체들도 건강검진 확대 실시와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진폐재해자협회는 17일 성명을 통해 “영월뿐 아니라 강릉, 동해, 삼척의 시멘트 공장 주변 주민들도 건강검진을 실시해 진폐증 발병 여부를 확인하고 요양대책을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또 국가 경제가 어렵던 시절 지하자원 개발에 헌신하다 진폐증에 걸려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해 병상환자의 요양환경과 불합리한 요양 기준을 개선하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자연환경국민운동 삼척시지회도 16일 삼척시를 방문해 동양시멘트 삼척공장 인근 주민들에 대한 조속한 건강검진을 요청하는 한편 공장 주변 토양과 수질, 하상 퇴적물의 체계적인 조사를 요청했다.

환경부는 현대·아세아시멘트 공장이 있는 영월군 서면과 주천면 주민 중 희망자 1496명을 대상으로 건강영향조사를 한 결과 성인유효 조사자 799명 중 379명(47.4%)이 만성폐쇄성폐질환 의심환자로 파악됐다고 15일 발표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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