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자원 지키기… 과학을 만나니 ‘블루오션’

  • 입력 2009년 6월 19일 02시 56분


잠수부 동원하던 갯녹음 조사 수산과학원 비행선으로 척척… 적조탐지 로봇 개발도 나서

‘희망의 바다, 생산의 바다, 생명의 바다의 바다 지키기.’ 부산 기장군 기장읍 해안로에 자리 잡은 국립수산과학원의 슬로건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해양수산부의 통폐합으로 이 기관도 존폐 위기에 처했으나 업무의 중요도를 인정받아 명맥을 이었다. 현재는 농림수산식품부 소속 국내 유일의 해양수산 분야 국립연구기관으로 끝없는 기술개발과 첨단 무인장비로 바다 지키기와 가꾸기에 여념이 없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최근 무인비행선을 이용해 국내 연안에 발생하는 갯녹음 현상을 촬영 연구하는 기술을 개발해 현재 제주도 연안을 조사하고 있다. 500m 상공에 무인비행선을 띄우고 이곳에서 실시간으로 보내오는 화면을 모니터로 확인하면서 연안의 갯녹음 진행상태를 확인하는 기술이다. 무인비행선에는 1600만 화소짜리 고성능 카메라와 실시간으로 영상을 전송하는 장치가 달려있고 지상에서 조종이 가능하다.

갯녹음은 어류나 패류에 흰색 산호류가 뒤덮이는 바다의 사막화 현상으로 일명 백화(白化)현상을 말한다. 지금까지는 잠수부를 동원해 갯녹음을 일일이 체크한 뒤 촉진 매개체인 성게 등을 제거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연구팀은 국내 전 연안에 대해 조사를 벌여 ‘갯녹음 맵’을 만든 뒤 이에 강한 어초 등으로 바다 숲을 만들어 장기대책을 마련해 나갈 방침이다.

또 최근에는 바다양식장의 적조를 효과적으로 줄일 ‘저층수 펌핑 시스템’을 개발해 최근 실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 시스템의 핵심은 코클로디늄과 같은 유해 적조생물이 영양염류가 풍부하고 수온이 높은 해수의 표층 부근에서 대량 증식하는 점을 감안해 적조생물이 없고 수온이 낮은 저층수를 표층으로 분출시켜 적조생물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증식을 억제하는 기법이다.

연구원은 코클로디늄이 지니고 있는 유용한 지방산인 오메가3을 추출해 적조 퇴치는 물론이고 웰빙 식품으로 개발하는 일석이조의 연구작업도 벌일 계획이다.

올해부터는 로봇을 이용한 적조감시체계를 위한 기초연구도 시작했다. 연구원은 적조를 신속하게 탐색해 이를 양식어민에게 즉시 통보해 주는 유기적인 적조예찰 시스템을 개발하기로 하고 포항공대 로봇기능연구소와 로봇 공동연구에 들어갔다. 로봇은 바다에 뜨는 부이(부표) 형태로 양식장 주위를 돌아다니면서 적조를 감시하고 일출과 동시에 가동되고 일몰이 되면 정지되는 형태의 친생물적인 로봇이다. 적조감시뿐만 아니라 저층수 펌핑 시스템에 이 로봇을 연계해 적조예찰 및 방제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적조 하이브리드화를 구축할 예정이다.

동해안의 강릉 양양 삼척 연안 3곳을 비롯해 동·서·남해안 가두리양식장 16곳 등 주요연안 27곳에 자동 어장관측시스템을 설치해 이곳에서 생산되는 어장환경정보를 희망어업인 들에게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도 최근 시작했다. 해당 해역의 수온과 염분, 용존산소 정보는 물론 이상해황 발생시에 단계별 주의보 및 경보 발령 정보도 서비스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래의 생활터전을 가꾸어 갈 깨끗한 어장환경을 위해 일정기간이 지나면 물속에서 자연분해되는 생분해성 붉은 대게 자망(걸그물)을 개발해 보급에 들어갔다. 기존의 붉은 대게 자망은 나일론으로 만들어 물속에서 거의 100년이 지나야 썩기 때문에 바닷속 산란장 파괴 등 해양생물에게 많은 피해를 주고 있다. 반면 생분해성 그물은 분해되는 데 5년이면 충분하다는 게 수산과학원 측의 설명이다.

국립수산과학원 임광수 원장은 “수산과학원은 1950년대부터 한국의 수산업뿐만 아니라 경제를 견인해 왔다”며 “이 같은 선진화된 자원관리와 환경보호 등으로 어업인과 함께하는 최고의 파트너가 되겠다”고 말했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