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건평씨, 돈 가로채” “황당… 뭐라 할말없어”

  • 입력 2009년 6월 19일 02시 56분


이정욱 前해수개발원장 공판 ‘정치자금’ 엇갈린 주장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 씨가 18일 법정에서 ‘2005년 4월 경남 김해갑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딸이 공천받기를 희망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노 씨는 이날 박 전 회장 등으로부터 7억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정욱 전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의 1심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렇게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홍승면) 심리로 열린 이날 공판에서 이 전 원장의 변호인이 “박 전 회장이 지역에서 좋은 일을 많이 해 미국에서 공부도 한 그의 딸이 공천받기를 원했는데 이 전 원장이 공천을 받아 불쾌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노 씨는 “(박 전 회장의) 딸이 나왔으면 당선 가능성은 있었다”고 답했다. 당시 이 전 원장은 열린우리당 후보로 공천을 받아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한편 이날 공판에서 이 전 원장이 박 전 회장으로부터 받았다는 불법 정치자금 5억 원을 두고 노 씨와 이 전 원장 측은 엇갈린 주장을 폈다. 노 씨는 “동생인 노 전 대통령의 고향에서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을 만들어보려는 뜻에서 박연차 씨에게 부탁해 5억 원을 받아 이 전 원장에게 직접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검사가 “이 전 원장은 노 씨가 돈을 가로챘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노 씨는 “입장이 어렵다는 건 이해하지만 황당하다. 뭐라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 전 원장 변호인은 “노 씨가 전화를 걸어 돈을 받아가라고 해 다른 사람을 시켜 1억 원씩 두 번 모두 2억 원을 받았다”고 반박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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