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장 평가단장을 맡았던 이만우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관장이 세운 성과 목표의 적절성,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기관장의 의지와 노력, 선진화된 노사관계 확립 여부 등에 중점을 두고 이번 평가를 실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교수는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근거가 부족하거나, 도전적이지 못하거나, 큰 노력 없이도 달성할 수 있는 목표를 세운 기관장은 점수를 낮게 받았다”며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공공기관의 노사 선진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해 평가 항목에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기관별 핵심사업인 고유과제와 선진화·경영효율화 등 공통과제로 구성된 50개 항목을 객관적 지표에 따라 공정히 평가했다”며 “사전에 정해진 지침 없이 항목별 점수를 합산한 결과를 있는 그대로 발표했기 때문에 평가 결과에 대해선 한 치의 부끄러움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해당 기관장들의 구명운동이나 로비 시도가 많았다는 점도 인정했다. 그는 “이번 평가를 진행하면서 한국이 정말로 ‘인맥 사회’라는 사실을 절감했다”며 “평가와 관련된 전화를 여러 차례 받았지만 단 한 번도 평가위원들에게 말하지 않았고, 다른 위원들도 이런 원칙을 분명히 지켰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해임 건의 대상이 되는 기관장들은 불만이나 억울한 점이 분명 있을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는 미안하지만 공공기관의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하고 선진화를 추진하기 위해 이번 평가는 피할 수 없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