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로또 2등 3년만에 ‘로또 절도범’으로

  • 입력 2009년 6월 20일 02시 59분


187만 원어치 슬쩍… 1개는 3등 당첨되기도

A 씨(28)는 지난달 22일 오후 6시경 광주 서구 모 복권판매소에 들어가 77만 원 상당의 로또복권을 주문했다. 대부분을 자동으로 주문하고 일부는 주인에게 복권에 기입할 번호를 적어 준 A 씨는 번호가 입력된 복권을 건네받은 뒤 지갑에서 돈을 꺼내는 척하다 달아났다. A 씨는 이런 수법으로 복권판매소 3곳에서 187만 원 상당의 로또복권을 훔쳤다. A 씨는 최근에 훔친 복권 가운데 당첨번호 5개 숫자가 일치하는 3등에 당첨돼 180만 원을 받는 행운을 누렸다.

A 씨는 3년 전에도 로또복권 2등에 당첨돼 5000만 원을 받았다. 일정한 직업이 없는 A 씨는 모텔, PC방 등을 전전하면서 복권을 구입하는 데 당첨금을 모두 써버렸다. ‘일확천금’의 유혹을 이기지 못한 A 씨는 한 복권판매소에 “내가 복권을 사러 갈 테니 미리 자동주문해 달라”고 전화를 걸었다가 남긴 휴대전화번호 때문에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A 씨가 가입한 게임사이트를 확인한 뒤 실시간으로 인터넷주소(IP)를 추적해 광주 서구 모 PC방에서 게임을 하고 있던 A 씨를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2등에 당첨된 뒤 언젠가는 1등에 당첨될 것으로 믿고 매주 빠짐없이 복권을 구입했는데 결국 대박은커녕 쪽박만 차게 됐다”고 말했다. 광주서부경찰서는 A 씨에 대해 19일 절도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광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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