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코 성형수술 실패, 환자도 30% 책임”

항소심 “현대의학 완벽할 수 없어” 1심 판결 깨

백화점 점원으로 일하는 이모 씨는 2007년 6월 콧날을 높이기 위해 서울의 한 성형외과에서 성형수술을 받았다. 이 여성 환자는 귀의 연골 일부와 실리콘을 콧날에 삽입하는 ‘융비술’을 받고 일주일 뒤 붕대를 풀었다.

기대에 부풀어 거울을 들여다보던 이 씨는 깜짝 놀랐다. 콧날이 높아지기는커녕 코가 왼쪽으로 비뚤어진 것이다. 이 씨는 곧바로 병원 측에 “재수술비와 위자료를 내놓으라”는 소송을 냈다. 병원 측은 “이 씨가 수술 후 집에서 맘대로 캐스트(고정 붕대)를 풀어 코가 비뚤어졌다”고 반박했다.

1심 재판부는 “병원의 과실이 인정된다”며 재수술비 전액(570만 원)과 위자료 500만 원을 병원이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환자의 책임도 30%가량 인정된다”며 1심 판결을 깨고 “600만 원만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7부(부장판사 양현주)는 “이 씨가 스스로 이 병원을 찾아갔고 코의 휘어짐도 외관상 쉽게 알아볼 정도가 아니다”라며 “현대의학이 아무리 발달해도 완벽할 수는 없고 외과수술에는 언제나 위험이 있어 환자도 이를 감수하고 수술을 받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21일 밝혔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