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me TOWN]“어머니들, 꿈 깨세요 공부하세요!”

  • 입력 2009년 6월 22일 02시 56분


「중고교생 자녀를 둔 학부모를 위한 퀴즈. 다음 중 학생부에서 ‘비교과’에 해당되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

①출결 및 봉사 ②전 과목 등급 ③특별활동 ④자격증 ⑤수상실적

너무 쉬웠다면 다음 문제에 도전해보자. 다음 중 가장 큰 수치는 무엇일까?

①전국 과학고 신입생 정원 ②서울지역 외국어고 신입생 정원 ③서울대 자연계 신입생 정원 ④전국의·치대 학부 신입생 정원 ⑤전국 자사고 신입생 정원

※정답은 기사 끝에」

《고등학교, 대학교 입시가 갈수록 복잡해지면서 ‘학부모의 정보력이 자녀의 입시를 좌우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학원가에서는 입시 정보에 목마른 학부모들을 위해 기존 ‘학부모 입시설명회’를 한 단계 발전시킨 ‘학부모 입시교실’을 여는 새로운 트렌드가 발견되고 있다. 학부모 입시교실은 자녀를 특목고 또는 명문대에 보내려면 학부모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직접 배우는 일종의 부모학교.

18일 오전 11시, 학부모 입시교실 개강 첫날을 맞은 ㈜타임교육 하이스트 서울 중계 초·중등 캠퍼스를 찾았다.》

■현장 르포
㈜타임교육 ‘학부모 입시 교실’을 들여다 보니

“오늘 1교시는 엄마들의 ‘꿈과 희망’을 깨는 수업이 될 겁니다. ‘우리 애는 이 정도 특목고, 이 정도 명문대엔 갈 거야’라고 생각하시는데 그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되실 거예요. 이것저것 계산할 게 많으니까 일단 휴대전화를 다 꺼내보세요.”

이해웅 ㈜타임교육 하이스트 대입연구소장의 말에 중학교 1, 2학년 자녀를 둔 엄마 50여 명이 일제히 휴대전화를 꺼냈다. 이 소장이 질문을 던졌다.

“한 해에 전국 과학고 합격생이 1800명, 전국 외국어고 합격생이 8900명입니다. 보통 과학고는 상위 4%, 외국어고는 상위 7∼8%는 되어야 합격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데요. 그렇다면 전국에 경쟁자가 몇 명이겠습니까.”

엄마들이 휴대전화에 있는 계산기를 일제히 두드렸다. 전국 중학교 3학년 학생 수의 4%, 7%를 구해보니 내 아이의 과학고 입시 경쟁자는 전국에 2만8000명, 외국어고 입시 경쟁자는 전국 5만 명이 있다는 계산결과가 나왔다. 곳곳에서 ‘아’ 하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이날 수업의 주제는 ‘고3 같은 중학생이 되자’는 것. △특목고, 명문대에 들어가는 문이 얼마나 좁은지에 대해 현실을 알려주고 △최종 목표인 대학 입시에서 어떤 내용을 반영하며 △이런 맥락에서 중학교 공부는 무엇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지를 알려줬다.

이 소장은 학부모들에게 “자녀의 적성과 실력을 냉정하게 판단하고 전략을 세우라”고 주문했다. 특목고, 자율고, 일반고 등 다양한 형태의 고등학교 가운데 내 아이에게 잘 맞고 최종목표인 대학 진학에도 유리한 학교들을 찾아내 ‘최선’과 ‘차선’을 각각 정해두라는 것이었다.

이날 수업은 앞으로 6주 동안 읽을 필독서 2권을 공지하는 것으로 끝이 났다. ‘자녀에게 공부하라고 설득할 때 예를 들어 말하기에 좋다’는 ‘통찰의 기술’과 ‘80점짜리 학생은 왜 100점짜리 학생이 될 수 없는지 그 이유가 나와 있어 무릎을 치고 공감하며 읽게 된다’는 ‘한국의 공부벌레들’이라는 책이었다.

이날 수업에 참석한 학부모 박미정 씨(서울 노원구 상계동)는 “고등학교 2학년인 큰딸이 특목고 입시를 치를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외고에 보냈지만, 중학교 2학년인 둘째 딸이 입시를 치를 때만큼은 엄마가 입시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이런저런 말에도 휘둘리지 않고 아이도 덜 고생시킬 것 같아서 학부모 입시교실을 수강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박 씨는 “둘째 딸이 인문계 쪽(외국어고)에 재능이 있는데 자연계 쪽(과학고)에 흥미를 보이고 있어 고민”이라며 “수업을 들으면서 아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정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타임교육이 진행하는 학부모 입시교실은 지난해 11월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처음 시작되어 현재 서울, 경기, 부산, 창원 등 전국 하이스트 학원에서 운영되고 있다. 대상은 중고교생 학부모이지만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도 종종 참석한다. 이 프로그램은 재원생 학부모에 국한되지 않고 전체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다. 학원에 따라 교재비, 다과비로 3만∼4만 원을 받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무료다.

4∼8주 동안 일주일에 한 번 학원에 모여 듣는 학부모 입시교실 수업은 ‘대입으로 가는 경로 설계→수능, 내신→특목고 자사고 일반고 등 고교별 대학진학률→특목고 입시, 고교 선택제→학습법, 시간관리법, 동기부여법’ 순으로 배우게 된다.

마지막 날에는 수험생들처럼 ‘평가시험’도 치른다(그래픽 참조). 총 27문제에 100점 만점인데, 채점 후 성적표를 학원 복도 벽에 게시하기 때문에 학부모들도 공부를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 이 소장은 “현재로선 94점을 받은 목동의 한 어머니가 전국 일등인데 학부모 평균 점수가 65∼70점일 정도로 다들 열심히 하신다”고 귀띔했다.

이 소장은 “학부모들이 정보를 얻는 경로는 주로 대학과 학원이지만 대학이 여는 대학입학설명회는 학교 자랑이, 학원 설명회와 간담회나 세미나는 학원 홍보가 주를 이룬다”면서 “학부모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정보를 주기 위해 학부모 입시교실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좋은 학원, 좋은 강의만 찾아다니는 게 아니라 우리 아이한테 잘 맞는 맞춤식 교육을 할 수 있는 똑똑한 엄마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 안에 학부모 수료생을 위한 차후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온라인에서 배운 내용을 복습하고 엄마들끼리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자녀가 참여하는 입시교실도 열린다. 이번 여름방학에는 서울 노원구 중계동, 강남구 대치동, 동작구 등 세 지역 하이스트 학원에서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4회짜리 특강이 마련된다. 단, 자녀 입시교실은 3만∼4만 원의 유료강의로, 재원생을 대상으로 한다. 이 소장은 “내년에는 학부모 입시교실을 학교, 지방자치단체 단위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답: ②, ②

최세미 기자 luckyse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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