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 특수목적고 입시에서 중학교 내신을 완전히 배제하고 대학입시에서 내신을 절대평가 방식으로 바꾸는, 사실상 ‘내신 파괴’에 가까운 방안을 추진하기로 해 파장이 예상된다.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는 24일 특목고 입시에서 내신 반영을 금지하고, 학교장 추천제를 전면 개선하는 방안을 정책과제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외국어고와 과학고 등 특목고들이 설립 취지에 맞도록 외국어와 과학 또는 수학으로만 신입생을 선발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또 고교의 내신 평가 방식을 현행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는 고교별로 중간, 기말고사를 치러 전체 학생을 등수에 따라 9등급으로 나누고 있으나 절대평가가 도입되면 등수가 아닌 점수로 내신을 평가받게 된다. 연구소는 절대평가를 앞으로 매년 2차례 치를 전국 단위 학업성취도 평가와 연계할 계획이다. 인문계는 수학, 자연계는 영어의 내신 반영 비중을 줄이는 방안도 정책과제에 포함할 방침이다.
여의도연구소는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산층과 서민경제를 위협하는 사교육과의 전쟁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연구소는 “사교육비를 줄이고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서는 고교 대학입시 제도 개선이 급선무”라고 정책과제 수립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16개 시도교육감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서울대 등 국립대도 성적 위주의 선발보다는 현행보다 지역과 계층별 할당을 더욱 높여 다양한 계층의 학생들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현재와 같은 대학입시 제도가 바뀌지 않으면 초중고교 교육은 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