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부장이 상급노조인 금속노조 위원장을 고소키로 해 노동계에 파문이 예상된다. 금속노조 위원장이 현대차 지부장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 고소 이유다. 금속노조의 ‘주력부대’인 현대차 지부의 지부장이 금속노조 위원장을 고소한 것은 처음이다.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 윤해모 지부장은 25일 중 금속노조 정갑득 위원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울산 동부경찰서에 고소한다고 24일 밝혔다. 윤 지부장은 고소장에서 “정 위원장은 22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현대차 지부의 정상화 방안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면서 정부와 회사 관계자 등의 압력에 의해 현대차 지부장이 사퇴했다고 주장해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현대차 지부에 따르면 정 위원장은 22일 회견문 낭독에 앞서 모두 발언을 통해 “현대차 지부장 6월 사퇴설은 올해 초 노동부 간부를 통해 들었으며, 그것이 현실화됐다. 이것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증거는 댈 수 없지만 지부장 사퇴에 ‘외부의 힘’이 작용했다는 느낌이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윤 지부장은 정 위원장이 말한 ‘외부의 힘’은 정부와 회사 측의 압력으로, 이는 사실과 전혀 다른 것이며 자신뿐만 아니라 현대차 지부의 명예를 훼손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현대차 지부 관계자는 덧붙였다.
윤 지부장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 과정에서 노조 내 각 노동조직 간의 견해차로 더는 지부장 역할을 할 수 없다며 15일 사퇴의사를 밝혔다. 현대차 지부는 25일 오후 1시부터 울산공장 문화회관에서 대의원대회를 열고 지부장 사퇴 이후의 노조 정상화 방안을 결정하기로 했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