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와 음식 언어, 맞는 것이 하나 없었지만 첫딸 희아를 임신하니 모든 고통이 눈 녹듯 잊혀졌습니다. 하지만 7개월 만에 출산한 희아는 선천적인 뇌성마비. 원망과 좌절감 속에 재활 치료와 교육을 위해 발을 동동거렸습니다. 가장 큰 힘이 돼준 것은 남편입니다.”
경남 거제시의 베트남 출신 이주여성 팜옥디엡 씨가 체험수기 ‘어두웠던 어제, 밝은 내일’을 읽어 내려가자 간간이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다문화 가족의 사회 통합을 모색하기 위해 보건복지가족부와 국가브랜드위원회가 25일 충남 천안시 남서울대와 경기 평택시 평택대에서 연 ‘2009 다문화 가족 지원 네트워크 전국대회’ 체험수기 발표회 자리에서였다. 방글라데시 출신의 문진수 씨는 다문화 가족이라는 개념도 없던 시절 문화적 차이와 인종 차별로 고생했던 체험담을 소개했다.
이번 대회에는 전국의 다문화 가족 500여 명이 참여해 한국에 정착하면서 겪었던 체험 수기를 발표하고 자신들이 준비한 공연도 보여줬다. 복지부는 ‘다문화 가족 지원정책 방향’을 발표하고 그동안의 ‘다문화 지원 사례’를 소개해 가이드로 삼도록 했다. 남서울대 공정자 총장은 “이번 행사가 많은 사람들이 벽을 허물고 함께하는 다문화 사회를 만들어 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천안=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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