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해고 대상 3200명 평택공장 진입… 일부 노조원 새총 저지 사측 ‘870명 구제안’ 제시… 노측 “전직 역시 해고” 거부 쌍용자동차 노조원들이 점거 파업 중인 경기 평택시 칠괴동 쌍용차 평택공장에 26일 사측 임직원이 대거 투입돼 노사 양측이 충돌을 빚었다. 경찰은 양측 간의 충돌이 커질 것을 우려해 6개 중대를 공장 안으로 투입했다. 사측 비해고 직원 3200명은 오후 1시 45분경 공장 정문 인근 기숙사 옆쪽을 통해 공장 안으로 진입해 노조원들과 충돌이 벌어졌다. 노조가 인력구조조정 최종안을 거부하자 사측 직원들은 기숙사 옆 쪽문 담 여러 곳을 뚫고 공장 안으로 들어갔으며, 파업하던 노조원들은 쇠파이프를 휘두르고 오수차 2대와 휴대용 소화기 등을 분사하면서 맞섰다. 이 과정에서 11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측 직원들은 공장에 진입한 뒤 철제 담장을 지게차로 모두 무너뜨렸으며 정문에서 도색 공장까지 이르는 도로 주변에 노조 측이 설치한 천막과 컨테이너들을 철거했다. 공장 진입 1시간 반 만에 사측 직원들은 본관 건물 30m 앞까지 장악했다. 쇠파이프로 무장한 노조 선봉대 등 300여 명은 사측 직원들의 본관 진입을 막기가 어려워지자 인화물질이 보관된 도색 공장으로 피했다. 노조원 20여 명은 도색 공장 옥상에서 새총으로 볼트를 쏘며 사측 직원들을 저지했다. 이후 노사 양측이 서로 대치해 공장 안에는 긴장감이 고조됐다. 경찰 병력 27개 중대는 공장을 둘러싼 채 양측에 충돌을 자제해달라는 경고방송을 거듭해 내보냈다. 그러나 오후 5시 11분경 사측 용역 경비직원 360명이 본관 건물과 도장라인을 연결하는 통로에 진입해 노조원들과 다시 몸싸움을 벌이자 경찰은 곧바로 6개 중대 600명을 투입해 양측을 분리시켰다. 경찰은 20분 만에 3개 중대가 먼저 철수한 뒤 오후 8시 20분경 나머지 3개 중대도 모두 철수했다. 오후 8시경에는 노조원들이 도색 공장 앞에 폐타이어를 쌓아놓고 불을 지르기도 했다. 본관 건물을 장악한 사측 직원들은 스티로폼 같은 농성용품을 반입하는 등 대치상태가 장기화할 것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앞서 쌍용차 경영진은 이날 오전 평택공장 앞 칠원주차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미 정리해고 통보를 한 976명에 대해 희망퇴직 기회를 다시 주는 등의 내용을 담은 ‘최종 협상안’을 제시했다. 경영진은 △정리해고자 중 450여 명에게는 희망퇴직 기회를 다시 부여하고 △분사(分社)를 통해 최대 270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며 △추가로 50명은 영업사원으로 일할 수 있게 하고 △100명에 대해서는 무급휴직을 실시하겠다고 제안했다. 박영태 공동관리인은 “이렇게 되면 실질적으로 해고자는 100명 정도가 된다”며 “정리해고된 976명 중 최대 870명은 구제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조 측은 곧바로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희망퇴직이나 분사, 영업직으로의 전직 등은 모두 해고를 전제로 한 것이며 무급휴직 역시 해고나 마찬가지”라며 사측 제안을 거부했다. 노조 측은 “다수의 직원은 사측의 강요에 의해 마지못해 동원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쌍용차 상황 일지: 1월 9일=상하이차 철수 및 기업회생 절차 개시 신청 4월 8일=쌍용차 사측, 2646명의 인력을 감축하는 내용의 경영정상화 방안 발표 5월 8일=쌍용차 사측, 해고계획 신고서 제출 22일=쌍용차 노조 평택공장 점거 파업 돌입, 채권단 등 관계인 집회 26일=쌍용차 노조, 사무직 등 비조합원의 공장 출입 봉쇄 6월 8일=쌍용차 사측, 976명에 대해 정리해고 조치 26일=쌍용차 임직원들, 평택공장 공장 진입 평택=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