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높은 의료 수준과 친절한 서비스에 놀랐습니다.”
싱가포르에서 심장 수술을 받은 후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재수술을 받은 러시아 사업가 호멘코 니콜라이 씨(47)가 순조롭게 회복되고 있다.
▶본보 19일자 A13면 참조
130일 공들인 러 환자유치… ‘의료 한류’ 새 루트 뚫었다
니콜라이 씨는 23일 오후 1시부터 4시간에 걸쳐 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받은 지 이틀 만인 25일 오전 외출할 정도로 수술은 성공적이다. 그는 이날 서울시내 구경을 나갔으며 일곱 살짜리 아들을 위한 선물도 샀다.
외출에서 돌아온 후 병실에서 만난 니콜라이 씨는 시종 웃는 얼굴이었다. 막 식사를 끝낸 그의 식판은 깨끗이 비워져 있었다. 한국 병원에 대한 소감을 묻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한국 병원 최고”라고 말했다. 그는 “의사와 간호사가 친절하게 대해줘 큰 감명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니콜라이 씨는 “먼저 방문했던 싱가포르 마운트 엘리자베스 병원은 대기환자가 많아서인지 서둘러 검사와 수술을 마치고 내보내려고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담당의사를 만난 것은 수술 전 5분간의 면담이 전부였으며 수술 후에는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수술을 오후 2시에 마쳤는데 바로 다음 날 아침 퇴원 지시가 떨어졌다.
그러나 한국은 달랐다. 니콜라이 씨는 “매일 아침과 저녁으로 의사가 병실에 들러 상태를 물어봐줘서 감동했다”며 “의사 혼자서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대여섯 명의 의사가 한꺼번에 들어와 몸 상태를 체크해 주는 것에 놀랐다”고 말했다.
수술을 담당했던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이문형 교수는 “싱가포르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내리지 못해 근본적인 부정맥을 치료하지 하지 못한 것 같다”며 “환자가 느끼는 증상의 원인을 여러 검사를 통해 밝혀내야 하는데 한두 가지 검사만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니콜라이 씨는 “나처럼 외국까지 치료를 받으러 오는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치료를 잘 받는 것”이라며 “진작 한국으로 왔다면 좋았을 텐데 괜히 싱가포르를 거쳐 오느라 시간과 돈을 낭비했다”며 아쉬워했다.
니콜라이 씨는 “러시아에서는 치료를 받으러 싱가포르를 많이 찾지만 앞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한국으로 갈 것을 적극 추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27일 러시아로 돌아갈 예정이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