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란바토르 시를 공식 초청 방문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27일 울란바토르 시 남부의 마셜타운 부근에 3000m² 크기의 서울숲을 조성하기로 하고 뭉크바야르 곰보슈렌 울란바토르 시장과 함께 해당 용지에서 기념식수를 했다. 가랑비가 흩날리는 가운데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두 시장은 몽골 소나무 한 그루를 심었다. 고비 사막 등 전체 국토의 40% 이상이 사막인 몽골은 사막화를 막기 위해 2005년부터 그린벨트 프로젝트를 시작했지만 재원이 부족해 사업 진행이 원활하지 못했다. 몇몇 국가와 기업들이 사막화한 지역에 숲을 조성하고 있지만 사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대부분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도 당초 울란바토르 시 외곽의 사막화 지역에 나무를 심기로 했으나 울란바토르 시가 시내 안에 숲을 조성해 줄 것을 요청해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서울숲을 ‘사막화 저지선’ 개념으로 만들어 잘 관리한 뒤 사막 쪽을 향해 숲을 넓혀가겠다는 구상이다. 몽골 정부는 서울숲을 포함해 이 일대 670ha에 각국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기업들의 지원을 받아 국립공원을 만들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 계획에 첫 번째로 참여하게 됐다. 시는 우선 2010년까지 3억 원을 들여 나무를 심은 뒤 국립공원이 완성되는 2017년경까지 꾸준히 지원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올해 5월 서울에서 열린 제3차 C40 세계도시 기후 정상회의에 이은 국제환경협력 프로그램의 첫 실천적 후속 조치라는 데 의미가 있다. 사막화 방지 활동을 주도함으로써 황사 예방은 물론이고 서울시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향후 탄소배출권 확보 기반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오 시장은 “숲이라는 개념이 없었던 울란바토르에 대규모 녹지를 조성하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며 “울란바토르 시민들뿐 아니라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도 ‘서울’이 각인되도록 매력 있는 장소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울란바토르 시 중심가에 있는 ‘서울의 거리’는 디자인 개념을 가미한 ‘디자인서울 거리’로 거듭난다. 서울의 거리는 1995년 두 도시가 맺은 자매결연에 따라 국립극장에서 철도대 사이 2.1km 구간에 조성됐으며 이후 지난해까지 3차례에 걸쳐 개·보수가 이뤄졌다.
서울의 거리는 대통령궁과 인접한 데다 음식점과 상가 등이 잘 갖춰져 울란바토르 시내에서도 가장 번잡한 거리로 꼽힌다. 하지만 보도블록 상당수가 파손되어 있는 등 보행 여건이 좋지 않고 조경 역시 평범한 편이다. 26일 이 거리를 시찰한 오 시장은 “거리 풍경이 서울시의 위상에 맞지 않는 것 같다”며 개선을 지시했다. 특히 10월 9일은 울란바토르가 몽골의 수도가 된 지 370주년이 되는 날로 수많은 국내외 관광객이 울란바토르를 찾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사업을 빨리 진행할 방침이다. 시는 다음 달 추가경정예산에 사업비를 반영해 이 거리를 현재 서울 시내 곳곳에 만들고 있는 ‘디자인서울 거리’ 수준으로 향상시킬 계획이다.
울란바토르=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