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공장 진입 임직원 철수
금속노조 “1일 쌍용차 모여 파업”
노조가 점거하고 있는 경기 평택시 칠괴동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 진입을 시도했던 쌍용차 임직원들이 이틀간의 충돌 끝에 27일 철수했다. 노조는 공장 점거 파업을 계속하겠다고 밝혀 쌍용차는 생산 및 판매 중단 장기화에 따른 파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 노사, 거센 상호 비방전
이유일 박영태 쌍용차 공동관리인은 27일 오후 10시 평택공장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는 우리 스스로의 힘만으로 일터를 지켜낼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눈물을 머금고 공장을 떠나기로 했다”며 “파업이 지속되면 쌍용차는 결국 파산해 직원 4000여 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의 공장 점거 파업이 40일 가까이 계속되면서 쌍용차는 생산과 판매 중단으로 이미 운전자금이 바닥났다. 회사 측은 즉시 파업이 끝나지 않으면 독자 회생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측은 “노조의 폭력 행위로 직원 60여 명이 부상한 상황에서도 경찰은 적극적으로 대처하기는커녕 야간에 병력을 철수해 직원들을 위험 속에 방치했다”고 경찰을 비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쌍용차 노조는 28일 오전 평택공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 측의 철수 방침에 대해 “사측이 사전에 세워놓은 시나리오에 따라 파산으로 가는 길을 택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있을 공격행위에 대비해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투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범국민대책위원회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쌍용차 법정관리인을 경비용역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 어수선한 현장
이틀간에 걸친 노사충돌로 28일 쌍용차 평택공장은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곳곳에 부서진 천막과 드럼통, 소화기가 널려 있고 불에 탄 타이어 냄새가 진동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26일부터 이틀간 벌어진 노사 충돌 과정에서 80여 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다. 경찰은 퇴거 불응과 불법 점거,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현장에서 노조원 7명 등 20여 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평택경찰서는 “더는 노노 간 충돌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27일 오후 경찰력을 철수했다”며 “앞으로 충돌이 예상되면 경찰력을 배치해 폭력사태를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 민주노총도 가세할 듯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최대 산별노조인 금속노조는 다음 달 1일 조합원 10만여 명이 참여해 8시간 동안 파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파업은 쌍용차 문제의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이뤄지는 것으로 파업 참가자들은 당일 쌍용차 평택공장에 모일 예정이다. 그러나 현대자동차는 지도부 사퇴에 따른 임단협 지연으로 참여할 수 없게 됐고, 기아자동차와 GM대우도 참여가 불투명해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은 금속노조의 이번 파업이 임단협과 관계없는 쌍용차 정리해고 문제이기 때문에 목적의 정당성을 결여한 불법이라고 보고 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평택=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